영국 ITV의 정통 추리 수사물
중산모에 파이프 담배를 물고, 정장 위에 두꺼운 코트를 입고 절대 크게 소리 지르지 않고, 범죄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구의 파리 경찰청 경감 매그레는, 벨기에 작가 조르주 심농의 총 75권 매그레 시리즈 주인공으로, 셜록 홈스, 포와로, 필립 말로, 모스 경감을 잇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촘촘한 시나리오와 높은 영상미의 추리 수사물을 제작하는 영국 ITV에서 제작한 경감 매그레는 아쉽게도 시즌이 2개뿐이지만(에피소드도 각각 2개 씩이다), [미스터 빈] 배우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의 정극 연기를 볼 수 있는 시리즈이다.
[시리즈 기본 정보]
제목: 경감 매그레 Maigret (영국 ITV 시즌 1 2016년, 시즌 2 2017년)
출연: 로완 앳킨슨
원작: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시리즈
내용: 파리 경찰국의 형사 매그레 경감, 그는 날카로운 추리로 파리 곳곳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며 범인을 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고군분투한다. (왓챠)
[시즌 1] 에피소드 1 몽마르트르의 붉은 밤, 에피소드 2 죽은 자와의 대화
[시즌 2] 에피소드 1. 교차로의 밤, 에피소드 2. 몽마르트르의 악마
파리 경찰청 수사국 내 기동 수사대 형사 반장에서, 1931년 수사국 내 강력 범죄 담당 부서의 장으로 승진한 매그레 경감은 다른 형사와는 차별화되는 그 만의 수사방법을 펼친다. 범죄자의 인생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물질적인 단서만이 아니라 용의자의 정신세계, 심지어 20여 년 전 그에게 일어난 일에 주목하여 범죄를 일으키게 된 이유를 밝혀내서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매그레 경감의 특별한 수사 방법에 초점을 맞춰, 심복과 같은 부하 장뷔에르, 라푸앙트와 함께 범죄 현장 및 물질적 증거 이면에 숨겨 있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200 페이지가 채 안 되는 소설에서 보다 드라마에서 매그레 경감의 원칙적인 수사 방법을 보다 설득력 있게 구성하였고, 1세기 이전의 파리와 근방의 모습을 보는 즐거음도 큰 시리즈이다.
국내에는 매그레 시리즈 중 19권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아쉽게도 시리즈로 제작된 소설 원작을 읽지는 못했으나, 진지한 추리 수사물 애독자로서, ITV의 시리즈인 [인데버 Endeavour]를 통해서 알게 된 모스 경감 시리즈 이후 오랜만에 알게 된 형사 시리즈이다. 내가 읽은 시리즈에서의 매그레 경감은 혼자 외롭게 사건 현장에서 찾은 단서를 찾아다니고, 수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공감과 연대 의식을 발견하곤 하였다. 드라마에서는 파리 경찰청 조직과 형사, 판사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부가되면서 매그레 경감의 매력을 더 잘 보여준 것 같다. ITV의 시리즈로서 주연인 로완 앳킨스 이외의 배우들이 눈에 익지는 않았지만, 배역에 100% 어울리는 연기가 드라마의 몰입을 더하였다. 특히, 우리에게 [미스터 빈]의 코미디 연기로 유명한 로완 앳킨스는 큰 키와 저음의 목소리, 그리고 수사 과정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눈빛과 때로는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연기는 매그레 경감 그 자체였다. 이렇게 우리에게 하나의 캐릭터로 유명한 배우의 전혀 다른 모습의 연기를 발견하는 기쁨 또한 [경감 매그레] 시리즈를 보는 재미였다.
경감 매그레 시리즈는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 있는 악마 모양의 가고일로 시작한다. 마치 범죄와 악으로부터 파리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경감 매그레를 보여주는 것 같다. 경감 매그레 시리즈가 취향에 맞는 다면 ITV의 또 다른 경감 시리즈인 [인데버 Endeavour]를 추천한다. 다만 인데버는 원숙하고 경험이 풍부한 형사의 초년 시절을 소재로. 옥스퍼드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수사 재능이 있지만 사람 관계에 서투른 모스 경감의 청년 시절을 즐길 수 있다. [경감 매그레]와 [인데버]는 지금 왓챠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