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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Jul 17. 2023

아기에게는 매 순간 모든 것이 ‘도전’이 된다.

7. 아이가 도전하는 과정을 응원한다.


어색한 단어, "도전"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도전을 해왔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가만 보면 일상생활 자체가 끊임없는 챌린지를 받는 것 같다.

아침에 눈 뜨는 것부터 시작해서 출근을 하고 업무를 보내는 과정 하나하나가, 하루를 보내는 매 순간이 그래왔던 것 같다.


소소한 것들은 ‘도전’이라고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작은 ‘도전’조차도 처음 시도하던 순간은 분명히 과거 어딘가에 있다.

이제는 너무나도 무의미한 것들이 되어버린 일상 속의 작은 ‘도전’들은 그저 아무 의미 없이 ‘행위’하는 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이를테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조차 나 스스로에게는 작은 도전이다. 하지만 이것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늦으면 늦는 대로 일찍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맞춰서 생활하면 되고 이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차라리 1년 동안 ooo만원 모으기, 바프찍기, 자격증 따기, 등등. 일정기간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하고 결과물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들.

이렇게 뚜렷하고 이루기 어려운 것들을 이루기 위한 것들을 ‘도전’이라고 정의하는 것 같다.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한 ‘도전’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아기를 돌보면서 꽤나 많은 것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도전이다.

이 작은 생명체는 매 순간 분유를 먹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젖 빨던 힘까지 다 짜내라.”

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기는 부모가 물려주는 젖병을 입에 넣고, 빠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에너지를 다 소비한다. 그렇기에 몇 분 먹다 보면 지쳐서 조금 쉬기도 하고, 때로는 잠이 들기도 한다. 그 정도로 피곤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배고프니 안 먹을 수도 없다.

힘을 주는 것은 또 어떠한가. 입에만 힘을 주고 쪽쪽 빨면 되는데, 이 아기에게는 그 조차도, ‘입에만 힘을 주는 것’ 조차도 도전이다. 입에만 힘을 주는 법을 몰라 온몸에 힘을 줘야 하고 그 과정에서 소변도 보고 대변도 본다. 때로는 트림이 올라오면 젖병을 물다가도 온몸을 뒤틀며 불편함을 표현한다.

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아기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다.



나에겐 밥숟갈을 든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의미조차 없는 행위이다. 하지만 내 아기에게는 그 조차도 생존을 위한 가장 큰 도전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아기의 울음소리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아기는 원하는 바에 따라 울음소리가 조금씩 달라진다. 잠을 자고 싶어서 칭얼거릴 때, 소변이나 대변을 보고 기저귀를 찬 상태가 불편할 때, 생활 소음에 놀랐을 때, 자기도 모르게 모로반사에 놀랐을 때, 등등. 이 중 배가 고파서 우는 울음은 정말 레벨이 다르다. 배고파서 우는 울음은 시작부터 강성울음이다. 온몸의 힘을 짜내어 본인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데시벨로 한 번에 질러낸다. 이 울음은 목소리가 쉬든 말든 아기가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를 모두 쏟아낸다. 그뿐인가, 두 손과 발을 계속 허우적대며 발버둥을 친다.


“아이고 그랬어~ 배가 고팠어~”


하면서 부모는 아기에게 가슴이나 젖병을 물릴 것이다. 내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소소한 일상일 뿐이다.(물론 건강상에 문제가 없고 일반적인 경우를 얘기한다.) 밥 한 숟가락에 온 정성을 쏟아붓거나 쌀 한 톨한 톨에 감사하면서 먹진 않는다. 그냥 일상이 되어 있는 셈이다. 배가 고프니 밥을 먹고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매일 하루에 3번을 반복하는 과정일 뿐이다. 물론 음식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한편 아기에는 이 ‘배고픔’이라는 것, 무엇인가를 ‘먹어야 한다’는 욕구가 생존을 위한 가장 큰 욕구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배가 고프다는 것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아기는 굶게 되고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생명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아기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우는 것”뿐이다.

그래서 가장 강력한 욕구를 담아 힘껏 우는 것이 아닐까.


아기가 조금 더 성장하게 된다면 서서히 다른 것들을 도전하게 될 텐데.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내 시선에서는 그것이 매우 작은 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아기가 경험할 그 소소하고 작은 ‘도전’이 아기에게는 얼마나 큰 ‘도전’ 일지 내가 공감해 줄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작은 도전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스스로 노력하고 성취하며 성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이 아기가 그 도전을 성공하도록 돕고 싶진 않다.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생각만 해도 참 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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