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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Jul 17. 2023

육아는 여자가 전담해야 한다.

5. 이 글을 남편들이 싫어합니다.



육아는 여자가 전담해야 한다.


이 말을 하면 지금이 조선시대야? 시대가 어느 땐데 이런 소릴 해?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육아에 관심이 없는 남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평일에는 출근을 해야 하기에 수면시간을 보장받아야 하고, 퇴근 후 몇 시간 아이 돌보는 것이 고작. 게다가 가끔 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취해서 들어오는 남편이 아기를 볼수가 없다. 


요즘에는 전업 주부뿐만 아니라 직장인 부부도 많다. 

그렇기에 아기를 돌보는 역할을 잘 나눠서 하는 부부가 많은 것 같고 이런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은 TV나 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모든 부부가 이렇게 순탄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위와같은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 보다는 주말에는 피곤하다며 쇼파에 늘어져있는 남편을 보며 답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아내는 평일동안 아기를 돌보느라 지쳐있기 때문에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주말만큼은 남편과 육아를 같이 하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남편들도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놀러 나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남편은 자기가 돌보고 싶을 때나 아내의 등쌀에 못 이겨  아기를 잠시 돌볼 뿐. 곧 약속이 있다며 나가버린다. 주말이라고 육아를 같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침 저녁으로 골프 약속이 있다며 나간다는 것이다. 결국 집에 남은 아내가 독박 육아를 하게 된다. 물론 모든 남편이 다 이런것은 아니지만 유독 내 주변에서는 이런 얘기가 쉽게 들려오는지 모르겠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새벽에 아기가 울더라도 남편은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시간 만큼은 보장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꽤나 많이 들었다. 모유수유를 한다면 새벽에도 아내가 나서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분유로 준다면 아빠도 조금은 분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기가 없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었지만 아기가 생기면서 변화된 생활을 보았을 때, 육아에 관련된 것들은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고, 그것을 아내가 부담하기에는 벅찰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 자리를 남편이 메꿔주며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새벽 시간의 육아는 더더욱.

나는 내 체력이 허락하는 한, 밤잠을 줄여가며 육아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나름의 최선을 다 해야 하고, 그래도 아내에게는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 역시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아내는 임신 직후부터 많은 것을 희생하기 시작한다.

아내는 임신 직후부터 희생한다. 

사실 계획 단계부터 어느정도의 희생을 할 수 밖에 없다. 

바로 직장에서의 입지, 경력의 단절, 수입의 부재가 그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남편의 수익이 여유롭다면 다행이지만 현실이 그리 녹록한가. 정부지원금도 챙겨가며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어찌어찌 될 것도 같다.


아내는 임신을 하면서부터 먹을 것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혹시나 아기에게 안 좋은 영향이 있을까 싶은 음식들, 임산부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들을 검색해 가면서 하나하나 조심하게 되었다. 커피, 탄산음료, 자극적인 맵고 짠 음식들, 떡볶이, 마라탕, 초밥, 회, 참치 등등 을 못 먹게 되었다. 그러니 내색은 하지 않아도 서서히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올 때쯤, 날뛰는 호르몬과 싸움을 시작한다. 시도 때도 없이 예민해지기도 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또한, 배가 불러오면서 허리가 아파오고,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몸을 가누는 것부터가 조심스럽고 불편해진다. 만삭일 즈음엔 또 어떤가. 아기가 뱃속에서 태동을 할 때마다 신기함과 생명의 경이로움에, 아기를 만날 날이 다가온다는 설렘도 있지만 아기의 태동이 심할 때마다 아랫배가 눌리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삭 때는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빨리 낳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최소한 내 몸은 내가 가누고 싶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아기를 만나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며, 남편은 이 고통을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아내가 도와달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미리 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나 역시 임신 관련 책을 읽으면서 주차별 태아의 발달 과정과 산모의 신체 변화를 보면서 무엇 하나라도 챙겨주려고 노력하려 했지만 그것 역시도 초반에만 잠시뿐 중간중간에는 소홀해지게 되었었다.

아내는 이때의 나에게 무척이나 서운해했었다. 같이 준비해야지 나 혼자 하냐는 것이었다.


출산 직후에는 어떠한가.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 이틀을 겪으며 아기를 출산하고 나면 아기를 만난 기쁨이 지나가고 난뒤, 스스로의 몸을 보며 늘어날 대로 늘어난 뱃살은 덤이고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시려온다.

이 짧은 문장으로는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모든 통증과 몸의 힘듦을 단 하나로 극복해 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기를 낳았으니 어떻게 육아를 아내가 혼자 하라고 할 수 있는가?

아기를 돌보는 육아의 과정은 아내와 남편이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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