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출산
아기를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
아기와 마주한 그 순간은 어느 누구라도 잊지 못할 것이다.
정기 검진을 갔던 그날, 예정일이 10일 정도 남아있었는데도 입원해야겠다며 서둘러 입원 수속을 밟으라 했었다. 그렇게 출산 준비는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우리는 자연분만으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막상 출산의 순간이 다가오고 아기의 머리 방향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진통만 하다가 수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하루 반나절을 진통했고 그 과정에서도 참 다사다난했지만 우리는 무사히 잘 이겨내고 아기를 만나게 되었다.
출산 직전, 아내가 온몸을 쥐어짜는 고통의 소리사이에서 정제되지 않은 울음소리가 들리는 그 순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세상의 빛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아기를 안아보는데 감격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이 작은 생명이 세상에 나오려고 그렇게 힘을 들였구나.
그럴만했겠구나. 앞으로 내가 이 생명을 끝까지 보담으며 살아야겠구나.
나는 비로소 그때야 아빠가 되었음을 실감했던 것 같다.
아내가 곧이어 아기를 받고는 엉엉 울었다.
울면서도 손가락 발가락이 다 있는지, 본인의 고통보다는 아기의 안위를 먼저 걱정한다.
이 존재가 이렇게나 소중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나 역시 아내를 안아주면서 고생했다며 같이 울었다.
교수님이 뭐 이리 눈물이 많냐며~
시니컬하게 한마디 하시고는 아기가 이쁘다며 축하한다고 고생했다고 하시곤 자리를 비우셨다.
이 세상 모든 아내는 다 이랬을 것이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건강하게 태어나준 아기 하나로 보상이 되고 그 감격과 생명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