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는 글
청량 김창성
올 가을이 이유 없이 싫다
떠나는 사람들과
버려진 사람들이
떨어져 정이라는 색을 칠했다
진흙탕에 빠진 낙엽이 슬퍼 보였다
겨울이 가까워지니 가을이 싫다
몸에서 정이라는 열이 식으면
겨울처럼 차갑다
봄처럼 따뜻하게 다가오는 사람
기다리면 언제나 오는 사람
이제 가을도 떠나보내야 하고
겨울은 하얗게 피었다 져야 하고
가을이 서러워하지 않게
가을을 천천히 보내야 될 텐데
그래
가을같이 물들이고 떠나는 사람이 싫다
가을의 맑은 하늘 같은 사람이 좋다
가을같이 내 몸에 부는 사람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