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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나모 Oct 21. 2020

그냥 시시콜콜한 이야기-#40/100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꿈

어린 시절 내내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을 꿈꿨었다.

이모네 집에 작은 반려견을 데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종일 울며 엄마를 졸랐던 기억이 있다. 엄마와 아빠는 강아지는 절대 집에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완고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친구들도 많았다. 친구 집에 가서 반려견과 함께 사는 모습을 보고 나면 그렇게 마음이 몽글몽글했다. 그때쯤의 나는 떼를 쓴다고 엄마 아빠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에 더는 조르거나 떼쓰지 않았다. 독립을 하게 되면 반려견과 함께 살겠다면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그리고 30살 첫 독립을 하였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을 집에 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아침 8시에 출근을 하고 저녁 7시는 되어야 집으로 돌아오는 회사원이었다. 아주 아기를 데려오면 첫 몇 주는 풀타임으로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 텐데 그런 시간이 나에게는 없었다. 그때쯤이 되자 나는 평생 반려동물을 못 키우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리스 줄을 잡고 공원 어딘가는 산책하는 나의 모습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 동물의 천국이라는 곳에서 살다 보니 반려동물에 대한 나의 욕구는 극에 달했다. 생활이 안정되고 나면 제일 먼저 반려견을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집에 살지 않는 사람에겐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집주인이 허락한 작은 종은 유기견 센터에서는 찾기 힘든 나라라 몇 달째 유기견 센터를 들락날락하며 나와 함께할 수 있는 반려견을 찾는 데 매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르겠다. 지금 이렇게 간절히 원하면서도, 내가 과연 이 작은 생명체를 데려와서 잘 키울 수 있을지 하루에도 몇십번씩 고민한다. 아이를 낳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나를 보며 그런 마음가짐이면 분명 훌륭한 집사 혹은 보호자가 될 것이라며 위로하는 짝꿍이 있지만, 여전히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이지 큰 결심이고 다짐이다.


오늘도 산책을 하러 가면 주인과 함께 발랄하게 산책하는 이웃 강아지들을 힐끔거리느라 정신이 없다. 곧 나도 저들에게 새 친구를 소개할 날을 고대하며 오늘도 나에게 올 반려견을 열심히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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