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2. 06(목)
임신 전에는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워야 잠을 잤다. 그다음으로 좋아했던 자세는 엎드려 눕기. 하지만 임신 주수가 지날수록 옆으로 눕기가 습관이 되더라. 몸무게가 급격히 늘어나 허리도 아프고, 숨쉬기 갑갑해 밤마다 뒤척인다. 아기를 낳더라도 배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바로 줄어드는 건 아닐 텐데... 출산 후에 언제부터 엎드려서 잘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맘 카페에 검색해보니 질식분만을 한 분들은 출산한 날 바로 엎드려서 쉬신 분도 있고,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분들은 수술 부위 때문에 일주일 정도 걸려야 가능한 모양이다. 또 질식 분만을 했어도 모유로 불은 가슴이 불편해서 바로 엎드리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정말 사람마다 상황이 다 다르고, 그래서 예측도 어렵구나. 그래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시 엎드려서 잘 수 있는 날이 올 거란 생각에 기뻤다. 하지만 그즈음엔 다시 생리하는 몸으로 돌아가 있겠지...
임신하고 가장 좋았던 점은 뭐니 뭐니 해도 생리를 안 하는 것이었다. 달마다 생리 전 호르몬의 영향으로 평소와 다른 감정 기복과 컨디션을 겪으며 피곤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 루틴에서 벗어나 보니 몸이 무척 가뿐했다. 하지만 다시 생리주기의 사이클로 돌아갈 거란 생각에 조금은 우울해진다. 내년부터는 찰떡처럼 내 옆에 붙어있는 아기도 있고, 생리도 하는 피곤한 어른이 되겠구나.
출산 후에 생리통이 완화되었다는 사람도 있고, 또 아니라는 사람도 있고, 세 아이 출산하는 동안 둘째 출산 후부터 점점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사람의 글도 본 적이 있다. 나는 과연 어떨까... 출산 전에는 모든 걸 가늠하기 어려운 현실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임신이 이만큼 개인차가 큰 사건인지 몰랐다. 살아도 살아도 여자의 몸은 평생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