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람들은 나에게 1도 관심이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들어간 회사는 영업직이었다.
'성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영업직을 해봐야 한다. 꼭대기까지 가보려면 영업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대학을 막 졸업할 즈음 좋은 말을 책에서 보면 나에게 맞게 소화시키는 과정 없이 무조건 맹신하고 따르던 때였다.
내가 영업이 맞는지 안 맞는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좋다면 무조건 했던 시절, 성공하고 싶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영업직을 시작했다.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사장님들과 가맹을 맺고 일을 따내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 식당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혹은 정말 사업장에 들어가기 싫을 때는 피할 곳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의 혼밥은 시작되었다.
가끔 티브이를 보거나 친구들을 보면 혼밥을 절대 할 수 없다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왜 혼밥이 어렵지?
혼밥이 어려운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두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일부러 일행이 올 것처럼 행동하거나,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거나 한다고 하다.
사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1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혼자 식당에 들어간 나도 사람들한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나를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가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그런데 함께 식사하러 온 사람들은 비즈니스관계일 수도 있고, 친구관계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이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그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함께 만났다. 그러니 나에게 관심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친구들과 일상의 시간이 비슷하게 흐르지 않는 시절이 있었다.
친구들은 모두 직장에 다니고 일을 하는 시간에 나는 시간이 펑펑 남아돌았다.
집에서 티브이만 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뭐라도 하고 싶었지만, 함께 갈 사람이 없었다.
그렇지만 난 문제될 것이 없었다.
왜? 난 혼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할 수 있으니까.
사실 오래전부터 나는 나 자신을 알고 싶었다.
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나와의 시간이 필요했고, 나 자신과 여행을 떠나보고 싶었다.
나는 혼밥이 가능했기에 그렇게 나 자신과의 여행도 무리 없이 떠날 수 있었다.
여행이라고 해서 꼭 어디 멀리 가거나, 해외에 갈 필요는 없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동네에 가보면 온전히 여행이 될 수 있다.
나를 모르는 동네에 가면 그곳이 여행지이고, 외국이다.
혼밥기술을 습득하고 온전하게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내가 나를 알아주면 내 안이 조금씩 차오르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세상 살아가는 것이 조금씩 더 든든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