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마음의 기척

아침 / 3-1

by 지안

햇살이 커튼 사이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 조용한 기척이 이불 속 몸 위로 내려앉으며,

아주 부드럽게 나를 깨우고 있었다.


몸을 이불 밖으로 천천히 꺼냈다.

창문을 여는 순간,

밤새 남은 찬 공기가 가볍게 볼을 스쳤다.

바람은 부드러웠고,

어디선가 흙냄새와 풀잎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이른 아침의 공기란 늘 그렇듯,

어제까지의 마음을 조금 덜어내는 성질이 있는 것 같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었다.


이런 아침은 늘 조용하지만,

가끔은 그 조용함이 너무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리보다 먼저 다가오는 건, 늘 생각이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대답을 할 사람도 없고,

누군가에게 묻고 싶은 것도 아닌데

그 질문은 왜 늘 아침이면 나를 찾아오는 걸까.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냈다.

조각을 낼까 하다 말고, 그냥 통째로 한 입 베어물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차가운 과즙 속에서,

어딘가 굳어 있던 마음의 결이

조용히, 아주 미세하게 느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건 ‘깨어남’이라기보다는

고요한 아침 속에서만 느껴지는 작은 진동.

오늘이라는 하루가

말없이 내 안에 스며들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사과를 들고 다시 창가에 섰다.

밖은 아직 부드러운 안개처럼 흐릿했고,

맞은편 돌담 위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올라섰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발을 디뎠다.

경계하듯, 그러나 아주 익숙하게.

이른 아침의 세상을 조용히 지나가는 존재였다.


괜히 고양이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돌렸다.

그 순간,

나도 어쩌면 지금 세상에

조용히 발을 딛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어떤 결심을 한 것도,

누군가에게 다가간 것도 아니지만,

그저 이 조용한 공간 안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선명하게 마음속에 들어왔다.


혼자인 아침.

그러나 어쩌면,

그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

그건 잊고 있던 마음의 문을 여는 일 같았다.



요즘은 이런 조용함이 익숙해졌다.

혼자인 식사, 혼자인 산책, 혼자인 하루.


그런데도 아주 가끔

이런 고요 속에서도

내 마음의 울림이 들려올 때가 있다.


그건 외로움과는 조금 다른 감정이다.

‘혼자’라는 말이 반드시 ‘외롭다’는 말은 아니니까.


나는 지금,

나 자신에게

더 가까워지는 시간 속에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분명히 귀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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