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을 나누는 일
차가운 겨울 아침, 싸늘하게 식어버린 의자에 엉덩이가 닿는 느낌이 싫다.
차가운 핸들에 손을 올려 내 36.5도의 체온으로 핸들을 데우는 일은 몹시 달갑지 않다. 실온에 맞춰 자기의 온도도 떨어트려버린 이 무생물들에게 나의 체온을 나누는 일은 겨울 아침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 중에 하나다. 아무리 추워도 살아 있는 한 자신의 체온을 지키기 위해 에너지를 끌어다 쓰고 있는 따뜻한 생명체를 끌어안는 일이 더 그리운 한겨울의 시린 아침이다.
동일한 체온을 나누는 것은 본능적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일이며, 나의 체온을 나누어 살아있지만 식어가고 있는 생명을 품어 데우는 일은 진정 사랑일 것이다. 이불을 걷어 차고 곤히 잠든 아기를 조심스레 보듬어 안는다. 살아 숨 쉬고 있다.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