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섬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행을 준비하며 지도를 볼 때 한 번씩은 봤지만, 매력을 몰라서 그냥 지나쳐버린 바로 크르크(Krk) 섬이다. 여기는 현지인 또는 유럽인들의 휴양지로도 알려진 곳인데,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크로아티아를 6년 전에 처음 여행했을 때는 크르크(Krk) 섬이 눈에 안 들어왔었다. 하지만 2번째 여행을 할 때는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방문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이 섬은 크로아티아 여행 일정이 2주 이상이면서 여유로운 휴식, 수영까지 한 번에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을 한다. 그 이유는 대중적인 루트(자그레브 to 두브로브니크)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크르크(Krk) 섬은 어느 지역에서 출발을 하던 진입하려면 하나뿐인 다리를 지나야 한다. 그리고 진입 전에 요금소가 있는데 비용은 렌터카로 여행한다면 40쿠나 정도이다.
Tip : 크로아티아 톨게이트는 카드가 되는 곳도 있지만, 안되는 곳들도 많이 있다. 따라서, 미리 동전을 준비해두고 다니면 편하다.
크르크(Krk) 섬을 계획하게 되면 어느 곳에 숙소를 구해야 할지 상당히 고민된다. 나도 몇 번의 검색과 구글 거리뷰를 활용하면서 고민한 결과 총 3군데 (Milčetići, Krk, Baška)로 나눌 수 있었고, 이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콘줌(konzum,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 크르크(Krk)로 결정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닷가로 향했다. 해변에 가면 대부분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며, 비치타월 한 장 깔아놓고 자리를 잡은 것이 전부다. 개인 짐을 놔두면 잃어버릴까 봐 걱정했지만 물놀이 중에도 쉽게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안 하고 곧바로 바다로 들어갔다.
Tip : 비치타월, 튜브, 음식, 선크림 등 미리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사진을 찍고 싶으면 방수가 되는 카메라를 추천한다. 요즘 핸드폰도 방수가 되므로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여행 중에 고장 나면 골치가 아프니, 추천하진 않는다. 그리고 방수팩에 넣어서 찍으면 화질 저하가 심하므로 추천하진 않는다.
이곳의 큰 장점은 수심이 깊지 않아 놀기 정말 좋다. 평소 수영을 못하더라도 부담 없이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시원한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있으니 비로소 휴가를 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바닷가에서 크로아티아 여행의 맛을 충분히 느꼈다면,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미식의 맛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 분위기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던지 또는 나처럼 콘줌(Konzum,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숙소에서 먹을지 말이다. 나는 며칠간 장시간 운전과 오늘 수영을 하며 체력이 방전됐기 때문에, 남은 일정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저녁은 고민 없이 삼겹살을 메인으로 라쟈나와 샐러드로 결정했다.
나는 며칠간 장시간 운전과 오늘 수영을 하며 체력이 방전됐기 때문에, 남은 일정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저녁은 고민 없이 삼겹살을 메인으로 라쟈나와 샐러드로 결정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쯤 크르크(Krk) 섬의 야경 또한 환상적이므로 낮에 수영을 즐겼던 해변부터 바로 옆의 구시가지까지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도시들과 다르게 정적이며 상당히 낭만적이다.
크르크(Krk)의 구시가지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크지 않다. 그래서 걷다 보면 금방 반대편 항구로 이어진다. 수영하고 저녁 식사 후에 산책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기 딱 알맞은 정도이다.
다음날 아침도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날이 밝아지자마자 바로 산책하러 나갔다. 수영을 할까 했지만, 내일 플리트비체(Plitvice) 국립공원에서 트래킹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체력을 아끼고자 산책을 하기로 했다. 코스는 어젯밤에 걸었던 것과 똑같은 코스를 선택했다. 해변부터 구시가지 내부까지. 전날 밤과 다르게 새벽에 만나는 바다는 너무 한적하고 조용했다. 그리고 상쾌했다.
구시가지 내부로 진입하니 어제는 어두워 놓쳤던 곳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닷가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따라, 전날 밤에 사람이 북적거렸지만 지금은 텅 빈 광장을 지나 골목길을 따라 중심부로 들어갔다. 오로지 거리에는 나의 발걸음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렇게 놓쳤던 부분들을 카메라에 담아 가며 크르크(Krk) 섬을 알차게 둘러본 다음, 키위 나무가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산책을 마쳤다.
산책을 마치고 잠깐의 휴식을 가진 다음, 서둘러 크르크(Krk) 섬을 떠날 준비를 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플리트비체(Plitvice) 국립공원 내에 있는 호텔이었지만, 중간에 물의 마을 라스토케(Rastoke)를 구경하고 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들어왔던 다리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들어올 때보다 나가는 길은 상당히 정체된다. 일정보다 일찍 출발했지만 생각보다 정체가 심해 지도를 보며 차가 막히는 길을 피해 가다 보니 낯선 지역인 Čižići에 도착했다. 크지 않은 마을이라서 몸도 풀 겸 잠깐의 휴식만 가진 다음 다시 차에 몸을 실어 크르크(Krk) 섬을 떠났다.
크르크(Krk) 섬은 로빈(Rovinj)이나 풀라(Pula)를 떠날 때 보다 더 큰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다. 3번째 크로아티아 여행을 할 날이 온다면, 크르크(Krk) 섬은 최소 2박은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만큼 휴식을 취하기에는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