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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insing May 29. 2018

다시 탱고 이야기

#35. 지난번에 했던 탱고 이야기보다 더 많은 탱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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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비이럴 마즈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
쑈오 윈도 그라스엔
넌멀이 헐렀다~

이설처럼 꺼진 꿈 속에는
잊지 못헐 그대 눈동자
샛별같이 십자성같이 
가슴에 어린다

- 서울야곡 by 현인 - 


사실 우리는 그렇게 "에이~ 그게 뭐예요!!"하면서도 현인 선생님 (일본 이름 고토 진, 부산 출신)의 곡을 들으며 조금씩 탱고를 접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아르헨티나로 출장을 갈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한 일본인 고문님이 말씀하셨다. "아르헨하면 탱고일세."


출장은 브라질에서 멈췄고 아르헨티나에는 갈 수 없었다.


어제 탱고 공연을 보고, 공연에 취해서 그 여흥이 오늘까지도 남는 듯해서 그간 영화나 공연에서 본 탱고곡들이 뭐가 있는지 한번 보고 싶었다. 


▼ 여인의 향기 (1992년작)


추수감사절 동안 슬레이드 중령의 시중을 들어야 하는 불쌍한 고딩 찰리의 이야기지만 찰리는 나름 중령님을 따라 멋진 뉴욕 여행을 하게 된다. 


한 스테이지가 준비된 바에서 중령님은 맥주를 주문한다. 


찰리는 ID에 걸리지만 중령님은 자신이 책임진다며 맥주를 시킨다. 


아름다운 여인의 비누향기를 알아맞히고 중령님은 춤을 추시겠다고 한다. 


찰리는 범생이답게 스테이지의 크기를 중령님께 설명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지만 그는 멋지게 탱고를 마친다. ^^



▼ 트루 라이즈 (1994년작)

트루 라이즈라는 영화에는 탱고곡에 맞춰 추는 두 쌍의 커플이 있다. 
사실 나는 영화 처음의 탱고가 더 마음에 든다. ^^

영화 처음에 아놀드는 상대방 여자와 탱고를 추며 그녀의 목을 턱! 잡는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관능적이었다. ^^


이 두 영화에 나온 탱고곡은 'Por Una Cabeza'로 '머리 하나 차이로'라는 뜻이다. 경마용어인 모양인데 '머리 하나 차이로' 사랑의 승부에 진 한 사나이의 푸념을 표현한 곡이라고 하니 얼마나 애절한가? 

▼ 박봉곤 가출 사건 (1996년작)

영상이 조금 흐릿하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영화의 구성과 심혜진의 등 근육을 보면서 많이 놀라기도 좋아하기도 한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탱고 곡이 뭐였는지 같이 영화를 본 친구에게 물어봤지만 그녀는 그 곡이 '서울야곡'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당시 탱고 곡으로는 현인 선생님이 부르신 '서울야곡'이 쓰였다. 

https://youtu.be/7FwiQmX_-jg

박봉곤 가출사건 탱고 - Tango in The Adventures Of Mrs. Park, 1996


▼ 뮤지컬 시카고 (2002년작)


뮤지컬 시카고에는 남편을 죽여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6명의 즐거운 살인자들이 등장한다. 

그녀들은 각자 사연이 있어서 하나씩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


Pop 팝!!
Six 식스!!
Squish!! (칼을 찌르는 소리)
Uh-oh!! 아니에요
Cicero!! 시세로 
Lipschitz!! 립쉬츠


Pop! : 남편이 자꾸 껌을 딱딱거리며 씹어서 남편의 머리를 총으로 쏜 여인

Six! : 6명의 여인을 동시에 속이던 남자에게 독을 먹인 여인

Squish! : 의부증 남편을 10번 찔러 살해한 여인

Uh-uh : 헝가리어 밖에 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여인

Cicero : 남편이 자신의 동생과 시세로 호텔에서 정사를 벌이는 것을 보고 둘을 찔러 살해한 여인

Lipschitz : 앨빈 립쉬츠라는 남성을 예술적 견해 차이로 죽여버린 여인


뮤지컬에서는 이렇게 무시무시한 살인범들의 노래를 하나의 즐거운 탱고 곡으로 묶는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탱고 곡이다. 


영화 '시카고'의 벨마 켈리 (캐서린 제타 존스 분)는 정말 잘못된 캐스팅이라고 생각하지만 뮤지컬 영화 치고는 잘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qrrz54UtkCc

Cell Block Tango

Cell Block Tango from the Miramax Motion Picture Chicago. No CopyRight Intended

www.youtube.com      


▼ 베토벤 바이러스 (2008년작)

가정주부로 살다가 강마에의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된 정희연이라는 한 아주머니는 강마에의 지휘에 따라 '리베르 탱고'를 연주하게 된다. 

그녀가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곡의 선율에 따라 악기를 움직이는 그녀의 몸동작이 납득이 됐었던 기억이 난다. 


언제 봐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영상이다. 


네이버 동영상serviceapi.nmv.naver.com


리베르 탱고는 요요마가 피아졸라가 생전에 그의 반도니언에 맞춰 연주했었다고 한다. 


요요마는 1~2년에 한 번 정도 서울에 와서 연주를 하는데 운이 좋으면 그의 공연에서 리베르 탱고를 들을 수 있는 모양이다.

https://youtu.be/WpEpS1FX5ic

Yo-Yo Ma - Piazzola: Libertango (from "Soul of the Tango")

"Music video by Yo-Yo Ma performing Piazzola: Libertango (from ""Soul of the Tango""). (C) 1997 Sony Music Entertainment"

www.youtube.com      


▼ 소치 올림픽 김연아 선수 (2014년)

연아가 떠나면서 우리에게 남긴 곡
아디오스 노니노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는 곡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난 이미 이 긴긴 얘기를 작년 7월에 썼었다.

https://youtu.be/yUUwPuyZDtY

[2014 Sochi] KIM Yuna 김연아 - 아디오스 노니노 Adios Nonino 각국 해설 통합버전

www.youtube.com


https://youtu.be/wyRpAat5oz0

André Rieu - Adiós Nonino (Farewell father)

André Rieu, Carlos Buono & The Johann Strauss Orchestra performing Astor Piazzola's Adios Nonino (Farewell, granddad) live in Maastricht. For concert dates a...

www.youtube.com      


▼ 영화 박열 (2017년작)

영화 박열에 삽입된 최승희 씨가 1936년에 부르신 '이태리 정원'도 탱고 곡이다. 
최근 이 곡을 듣고는 거의 2-3주 정신없이 이 곡에만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 

(Rare!) Seung-Hee Choi - A Garden In Italy (1936)


그래서 탱고는 그저 한 나라에서 즐겨 듣는 음악 장르가 아니라 이제 멀티 컬처의 한 축을 책임질 만큼 큰 장르가 됐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By 켄 in 마음만은 예술의전당 ('17년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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