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 다시 컴백하시겠습니까?

경단녀! 다시 쓸모 있는 사람이 되다.

by 최송희



" 이 한복 혹시 판매하나요? "

육아로 인하여 무기력해져 버린 나란 존재가 희미하게 사라지려던 찰나 띵동 알림이 울린 그날.

나는 순간 심장이 멎는듯했다.

그 알림은 나에게 말을 거는 듯했다.​

"당신은 이 세상에 다시 컴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셨습니다.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해줄 수 있겠습니까?"

라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네네, 저 다시 컴백하고 싶어요!!! "

마음의 소리로 외치면서 블로그 댓글을 달았다.​


"판매 가능합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 ​

태교로 배냇저고리, 손싸개, 겉싸개를 만들면서

더더욱 소잉의 세상 속에 빠져들었다. ​

사실 옷을 만드는 일은 중노동에 가깝다.

가만히 앉아 작은 바늘구멍에 실도 넣어야 하고

어깨, 등과 허리가 쑤시는 일은 이일의 훈장이다.


극한 직업인 육아를 힘들게 하고 또다시 중노동을 즐기는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나 이 일이 정말 좋은가 봐!

매일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의 열정이 그렇게 말해주었다.

​​

육아를 하면서 사회로부터 격리되었던

나의 시간들이 찾아왔다.

출산을 한 달 남은 시점 육아휴직을 쓰면서

나의 멘탈을 탈탈 털렸던 지옥철 그리고

영혼 없이 출근하던 나 자신에게 안녕을 고했다.


한 달 내내 일하다 연차 하루가 꿀 같듯이

연차 같은 하루하루가 매일 이어진다면?

아마 나는 아기와 행복한 꽃길을 걷고 있을 거야 하면서 출산 전날까지 출산 공포를 감당하며 설레었던 나였다.

그런데 아기가 탄생함과 동시에 육아가 출근보다 힘들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나는 사회와 단절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

전문직이 아닌 나였기에 더더욱 설자리는 없어 보였다.


일자리가 있어도 손가락 빨고 있는 저 귀여운 생명체는 어떡할 건데??

돌아기 어린이집에 보내고 불편한 마음을 안고

일할 자신은 없었다.

생계로 바쁘셔서 도움받을 수 없는 양가 부모님

매일 일에 지쳐 허덕이는 남편의 도움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독박 육아.

그렇게 안전한 나의 공간에서 마음 한구석에 고민을 안고 육아에 몰입했다.

개월 수별로 아이의 놀이, 먹여야 하는 음식을 검색하면서도 내가 나중에 어떤 일로 돈을 벌어야 할지 매일 고민했다.

다른 엄마들과의 수다, 친구들과의 만남,

드라마 보기는 나에게는 사치였다.

내 고민의 끈을 놓는 순간

육아만 하다 사라지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결과물이 제품이 되어 나의 불안감을

잠재워 주었다.

그리고 다시 사회로 컴백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살아있었다.

나는 가족의 그림자가 아니었다.

"아이만 키우는 전업맘 아니에요.

일을 하는 워킹맘이 되고 싶은 엄마 여기 있어요."

다시 외칠 수 있게 되었다.

​​

댓글 하나로 비로소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이 세상에 다시 컴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