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용감한 법
내 아들 초2학년때의 수포자 엄마의 다짐은 참으로
대담하였다
반짝이는 눈빛과 의욕을 확인한 후 바로 과학고가
목표라니 무지하고 모르면 용감한 법!
누군가는 콧방귀를 뀌고도 남을 것이다
심화문제를 처음보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과
표정이 참 인상 깊었다 내 아들 키우면서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이전 7살 무렵 눈높이 학습지를 했을 때 숫자 쓰기를 하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근데 왜 수학을 잘한다고 과학고가 떠오른 걸까?
과학고에 대해 무지하니 떠올랐던 거 같다
사실 "목표를 높게 잡아야 그 근처라도 가지"
라는 마음이 컸다
무엇보다 수포자로 40년을 살아보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떤 손해들을 감수해야 하면서 사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공부를 못하거나 혹은 안 해서
겪는 어려움만큼은 내 아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커졌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인 건가?
내 아들을 공부시켜야지 마음먹은 적은 없었던 나였다
유아기 때부터 조기교육을 시키는 엄마들을 보고
신기하기만 했었다
"유아기 때는 책만 읽어주면 만사오케이지!"
내 아들의 첫 공부는 초등학교 1학년 되기 직전 겨우
한글을 뗀 게 다이다
그런데 흥미롭게 수학문제를 바라보는 눈을 본 순간
나 또한 교육에 욕심을 부리고 싶어 졌고
평생 생각도 안 해본 학군지에 대한 갈망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 어리니 무한한 가능성의 나무를 심어주고 싶다
그 이후 과학고 특목고라는 안테나를 켜기 시작했다
온통 교육에 관한 정보들만 눈에 들어왔다
이제야 안 사실이지만 과학고를 합격한 학생의 수준은
내신 올 A에 전교 1등을 해도 갈까 말까 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중요한 사실은 과학고에 입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입학 이후 과학고 안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 버틸 수 있는 멘털을 장착했는지
대학교 수준의 수업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였다
정보를 모으면 모을수록 내 아이가 한 학년 씩 올라갈수록
목표가 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현실감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지금 내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
아직도 과학고가 목표냐고?
아직까지는 과학고가 목표지만 영재고 자사고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었다
단 중학교1학년이 되었을 때 수과학의 선행이 되어있고
내 아이가 찐으로 과학을 좋아하는지 판단 후 다시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문제 같다
과학을 좋아하지 않으면 굳이 과학고를 가야 하나 싶다
무엇보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의욕이 있어야 하겠고
수포자엄마 때문에 등 떠밀려 진로를 결정하는 일만큼은
절대 절대로 피할 것이다
등 떠밀려 갈 수 있는 곳도 아니지만 말이다
높디높은 엄마목표가 오히려 내 아이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거나 독이 된다면 당장 과학고 진학 목표를 버리고
플랜 B를 생각하거나 일반고 지망을 고려 중이다
오히려 내신을 잘 받을 목적이라면 특목고 보다
일반고가 더 유리하다고 한다
아직 초등밖에 안 된 내 아이의 진로를 엄마가 섣불리
선택하는 건 꽤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고 조심스럽지만
진짜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면 초등 때부터 준비하는 것이
요즘엔 일반화되는 것 같다
그만큼 중학교 되기 전 미리미리 선행을 앞당겨해 놓고
틈틈이 경시대회, 영재교육원등의 경험을 넓혀
유리한 조건으로 선택하는 것 또한 전략적인 방법
중 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