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투자할 부동산의 유형은 많다
다들 연휴 잘 보냈지?
요새 오징어게임으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네. 넷플릭스를 통해 상영된 영화 중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한국의 컨텐츠가 이렇게 또 한번 글로벌 하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
누군가는 이렇게 많은 인기를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은 넷플릭스가 다 가져가는 것에 대해 아쉬운 소리를 하지만, 냉정한 투자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여져. 황동혁 감독님이 이 시나리오를 2008년에 썼는데 이제야 활영이 된 점, 그리고 8회치 영상을 촬영하는데 무려 200억에 육박하는 제작비용이 소요되는 점 고려하면, 왠만한 자본력 그리고 작품성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이러한 영화에 투자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럼 넷플릭스가 운이 좋아서 대박이 났을까? 난 그 이면에 숨겨진 수많은 (넷플릭스가 야심차게 투자했지만 흥행하지 못한) 실패작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물론, 그러한 경험들이 누적이 되어 넷플릭스의 안목을 키웠을 거고, 그에 따라 앞으로는 성공 확률이 조금씩 더 높아 지겠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성공은 못할거지만, 넷플릭스는 이번 오징어게임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내 더 많은 작품들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드네.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셋트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나는 부동산을 다루는 사람이니까.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셋트장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 있을까? 내용을 더듬어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인 골목과 거리, 그리고 섬으로 이동하는 과정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면은 우리가 딱 보기에 뭔가 제작된 장소라고 여겨질 수밖에 없는 "셋트장"의 모습이 여실히 보여.
그럼 이 셋트장은 어디일까? 인터넷에서 조사해보니 "안성디마종합촬영소"라는 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네. 안성디마종합촬영소는 아래 링크와 같이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어.
http://www.dimastudio.net/main/index.php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리고 당연한 것이지만) 이 촬영소는 오징어게임만을 위해 만들어진 촬영소라기 보다는 여러 영화, 드라마 등의 촬영을 위하여 범용적으로 설계되었을 것이고, 그 안에 인테리어들이나 소품들이 각 작품의 성격에 맞게 설치가 되는 컨셉으로 보여.
촬영 작품 코너에서 확인해보니, 2021년에만 해도 오징어게임 외에 서복 이라는 작품도 촬영되었네. 과거로 계속 흘러가보니 2009년부터 여기서 찍은 작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봐서 2009년 또는 그 직전부터 셋트장이 운영되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
그럼 오징어게임 제작팀은 어떤 식으로 이 셋트장을 사용할까? 오시는 길을 보니 "DIMA 종합촬영소는 동아방송예술대학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네. 그럼 학교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로 보이고, 아마 오징어게임 제작팀은 학교법인 측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사용했을 것으로 보여.
이러한 촬영소는 국내에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과거에는 지금과 같이 제작과 배급의 권력이 분산된 시기가 아니었으므로 특정 대형 제작사 배급사들이 셋트장을 직접 보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겠으나, 지금은 제작 배급 (특히 제작 부분이 더)의 권력이 많이 분산되다 보니, 범용성 있는 셋트장을 누군가가 공급해서 임대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돼.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러한 영화 셋트장에 전문적으로 투자해서, 그로부터 받은 임대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사모형 펀드들도 존재해. Hackpan Capital Partners, Aermont Capital 등의 업체가 존재해.
https://www.hackmancapital.com/
아무래도 미국은 영화나 컨텐츠 산업의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크기도 하고, 부동산 시장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르니 이렇게 영역별 전문화가 더 빠르게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도 점점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고 규모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니, 이렇게 세분화된 부동산 투자 영역의 등장 또한 시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아마, 구체적으로는 (1) 셋트장에 대한 수요가 양적으로 더 많아지거나, (2) 질적으로 지금의 셋트장들이 커버할 수 없는 수준이 될 때쯤에 등장하지 않을까?
그렇게, 적절히 시장 환경만 조성될 수 있다면 부동산 운용사들이 뛰어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먹거리가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셋트장에 대한 투자자금을 공모로 조성할 수 있다면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도 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통상적으로 부동산에 대해 소유주들이 임대료를 수취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1) 고정 임대료를 수취하거나, (2) 해당 공간에서 일으킨 매출을 기반으로 특정 요율로 수수료를 수취하게 돼.
아마 지금까지는 임대료가 고정 임대료 수취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 그러나 앞으로 이쪽 섹터에 운용사도 진입하고 더 시장이 성숙될 경우,
만약 이러한 제작사들이 영세하고 투자금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 인테리어 설치를 부동산 소유주가 부담해주고 (Tenant Improvement), 임대료도 추후 작품이 출시되고 나서 벌어들이는 매출을 기반으로 임대료를 후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이러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간접적으로는 영화 작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와 유사해지지 않을까? 이런 것들에 투자해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