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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싱길, 광나루역 - 고덕수변생태공원 - 나무고아원

발볼넓은 어싱신발 신고

토요일에 비가 많이 와서 공주-논산 삼남길 걷기는 포기하였습니다. 대신에 날씨가 좋은 토요일에 서울둘레길 3코스를 걷자는 생각이 났습니다. 


2023년 5월 7일 비바미 어싱신발을 신고 서울둘레길 3코스 광나루역에서 일자산까지 가려고 합니다.


일단 코스는 정해졌습니다. 

광나루역에서 내려 광진교를 건넙니다.

광진교는 한강대교 다음으로 만들어지 오래된 다리랍니다. 몰랐어요.

차가 적게 다녀서 그런지 요즘은 거의 인도교처럼 되어 걸어다니기 편합니다. 

중간 중간 쉼터도 만들어 놓고요.


그런데 언제부터 한강다리를 건너다녔을까요?

전 아주 최근부터인 것같아요. 

자전거타면서 자전거로 많이 건넜지만, 이렇게 걸어서 다리 건너는 일은 두어번이나 될까 말까 합니다. 


광진교 밑에 왔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땅이 젖어있고 풀은 파릇파릇합니다.

하늘은 맑고요.

잠시 유튜브를 찍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w6ZpETctmQ

우리가 걸어야 하는 이유는 남들처럼 건강을 위한 것도 있지만,

  먹고 살기니즘도 분명해졌습니다. 


미루나무 길이 있네요.

메타세콰이어길만 보다가 미루나무길을 보니 좀 색다릅니다.

이렇게 나무들이 열병하듯이 서있는 길을 보면 그 사이로 마구 걷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강변 길을 걷는데 이제는 올림픽대로를 건너가야 할 갈림길입니다.

그런데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나무 잎으로 하늘을 가린 터널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마치 저 건너 편에 아기 동물이 뛰쳐나올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둘레길 걷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마치 빨려들듯이 사잇길로 들어섰습니다.

 

역시 길은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오솔길, 숲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사람도 없어서 호젓합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깔닥고개에 들어섰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팔당이나 하남으로 갈 때 꼭 넘어야 하는 고개입니다.

저도 많이 넘었지요.

그런데 이 고개를 걸어서 넘으려니 자전거로 쌩~하고 지날 때 보지 못했던 볼 거리, 쉴거리가 있습니다.

언덕 위에 정자가 보였습니다.

그 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정자로 오르는 길목에 커다란 바위에 '바위절터'라고 씌여져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이 곳에 절이 세워졌고, 그래서 이 동네가 암사동, 바위 절 동네라고 지었졌다는 유래를 알려줍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던 암사동의 의미가 갑자기 깨우쳐졌습니다.


언덕 꼭대기에는 작언 정자가 있고, 정자 이름인 구암정의 역사를 설명합니다.

임진왜란때 이 곳에서 광주 이씨가 슬픈 일을 당했다고 합니다.

바쁘지 않다면 좀 넉넉하게 쉬어갈 만한 곳입니다.


구암정을 지나 깔닥고개를 내려오니 고덕수변 생태공원이 있습니다.

이 곳도 자전거타고 지나갈 때는 미처 몰랐던 곳입니다.

일단 다리도 쉴겸 의자에 앉아 쉬다가 한바퀴 돌아 보기로 합니다.

생각보다 크고 돌아 볼만했습니다.


조류 관찰대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새는 아마도 동네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새이겠죠.

사진찍는 사람들이 좋아하겠습니다. 


강건너 구리시가 보입니다.

생각보다 한강이 넓습니다. 

오리떼가 한가롭습니다. 


한강 자전거길 하남시 미사리

평소에는 쌩쌩하고 달리다가 잠시 쉬는 곳입니다.

점심먹고 천천히 걷습니다.


한 가족이 봄 나물을 뜯습니다.

돈나물이 천지입니다.  돈 많이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이 풀, 저 풀을 알려주며 도란도란 행복해보입니다.

저런게 사는 거죠. 별 거있나요.


걷다보니 어느 공원에 들어왔습니다.

아주 한적합니다.

어린 아이를 데려온 가족들이 많이 오네요.

나무도 적당히 있고, 그늘도 좋습니다. 벤치에 앉아 쉴겸 커피마시며 책도 좀 읽었습니다. 

다음에는 작정하고 반나절 멍때리러 오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하남에 있는 '나무고아원'이랍니다. 여기저기서 버려지는 나무들을 모아 만든 곳이랍니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여기서 버스타기 위하여 다시 미사리의 아파트 단지로 돌아옵니다.

아파트단지가 마치 공원같네요.

이렇게 마음대로 걸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 번에 연기된 삼남길 공주-논산은 2주후에나 가야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걷는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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