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선물받을 때가 있다. 기프티콘은 외출의 이유가 된다. 주말 아침에만 가는 스타벅스에 쿠폰을 쓰러 방문한다. 산책의 끝에 들른 카페. 나의 화면에는 커피 두 잔에 조각케이크가 보이지만 혼자 두 잔을 먹을 수는 없으니 커피 하나에 밀박스, 다른 스낵으로 대체한다. 쿠폰 금액을 넘기기 위해 머릿속에서 재빨리 암산을 하다가 계산기를 꺼낸다. 점원에게 물어보면 되지만 그들은 너무 바쁘고 뒤에 줄이 기니까 미리 계산해 보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초과 금액을 스벅 카드로 결제하고 텀블러를 구경하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린다. 점원이 쇼핑백에 음식과 커피를 담아준다. 돌아오는 길 횡단보도에 멈춰 종이봉투를 본다. 봉투에 그려진 세이렌의 얼굴이 점점 커졌다. 이제는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벌어진 꼬리로 유혹하지 않아도 라면 머리를 하고 조금 웃으면 누구나 스타벅스를 알아본다. 스타벅스는 갈 데가 없거나 이른 아침 오피스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가끔 들른다. 맥도날드 같은 곳이 설탕 음료와 문구용품을 팔면서 고급스러운 브랜드인 척을 한다. 그래도 쿠폰을 선물 받을 때 기분이 좋은 걸 보면 브랜딩의 힘은 위대한 것 같다. 커다란 아이스 카페라떼와 샌드위치, 샐러드를 점심으로 먹는다.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기분이 근사하다. 카톡으로 스벅 기프티콘이 오면 메뉴를 고른 친구의 성의를 잊고 어떤 조합으로 쿠폰을 쓸지 생각한다. 어느 산책길 목이 마르면 들어가 시원한 커피와 간식을 사서 들어온다. 블루보틀 머그컵에 스벅 커피를 덜어 마신다. 커피를 옆에 두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가볍고 편한 글. 좋은 시간을 선물한 친구에게 고맙다는 카톡을 남기고 사진첩에서 기프티콘 이미지를 삭제한다. 할일을 하나 처리한 뒤의 말끔한 기분. 블루보틀 머그컵을 깨끗이 설거지하면 마침내 스타벅스 기프티콘 쓰기 루틴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