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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은둔자 Dec 20. 2021

SANAA가 설계한 로렉스 러닝 센터

로잔 연방 공대의 만남의 공간, 공원 같은 건축, 비움과 가능성의 공간

로잔은 어쩌다 보니 아이가 로잔 연방공대에 들어가게 되어서, 급하게 여름에 부랴부랴 아이가 있을 집을 찾으러 가게 된 이후로, 아이의 이사 때문에 또다시 가고, 앞으로도 더 가게 될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문득 로잔이 내 아이가 있는 특별한 도시가 되면서, 지명, 지리가 익숙해 지니까,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더 많이 보이게 되었다.

스위스의 주는 캉통(Canton 불어)이라고 하고, 총 26개의 캉통이 스위스 연방을 이루고 있다.

그중 로잔이 있는 Vaud 캉통은 10개의 디스트릭트(지구, 지역)로 나뉘고, Vaud 캉통의 수도가 바로 로잔이다. 로잔은 스위스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도시라고 하는데, 취리히, 제네바, 바젤에 이어 인구가 많다는 뜻이다. (2020년 12월 기준, 140 202명)


 



로렉스 러닝 센터는 2004년에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일본 건축가 SANAA가 선발된다.

자하 하디드, 장 누벨, 헤르조그와 드 뮈롱, 렘 쿨하스 등 쟁쟁한 건축가들이 참여한 설계경기였다.

연방정부와 로렉스, 네슬레, 로지텍, 크레디 스위스, 노바티스 등의 후원으로 1414억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2010년에 완공한다.


로잔 연방공대의 캠퍼스 전체 조감도와 로렉스 러닝 센터의 기능

이 로렉스 러닝 센터는 전체 로잔 연방 공대에서 다양한 만남과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모임의 중심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요구받았다.


로잔 연방 공대의 캠퍼스 조감도에서 로렉스 러닝 센터가 모임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하도록 계획 (자료: Architectonique)


2009년 당시 공사 중인 로렉스 러닝 센터의 모습 (위키피디아)


위의 로렉스센터 사진을 보면, 세로(남-북) 길이 121미터* 가로(동-서) 166미터의 거대한 규모로, 14,000평방미터 공간을 꽉 채운 사각의 평면에 구멍이 뚫린 구조물이다. 생각해보면,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길이가 얼마나 멀고 긴지 대략적으로 연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 양쪽 모두 더~ 길다!

구멍을 뚫어 만든 중정 patios가 14개이며, 이는 전체 면적의 20퍼센트 규모다. 외부와의 연계로 공간의 성격을 다양하게 할 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빛을 들이고, 환기를 가능하게 한다.




내부의 기능

아래 도면을 통해 내부의 기능을   있다 : 안내 데스크, 도서관, 멀티미디어실, 카페테리아, 휴게실, 레스토랑, 연구실, 회의실, 전시실, 사무소, 자료보관실, 주차장 

절반에 해당하는 7,000평방미터의 공간은 아무 기능을 담지 않은 빈 공간이다.

이 빈 공간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자, 머물 수도 있고, 만남이 일어날 수도 있는 모든 가능성을 담고 있는 공간이다.

  

내부에서는 190여 개의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다.

9미터 간격으로 15센티미터가량 두께의 기둥이 190여 개가 실내에 있다. 기둥이 광활(?)한 공간에 상대적으로 너무 작은 비율을 차지해서, 공간 안에서 전혀 부피감을 주지 않기 때문에, 공간과 사람들의 흐름을 막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외부로 접하는 부분은 벽이 없는 유리로 처리가 되었고, 최대한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유리를 끼울 수 있는 얇은 구조로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다. 중정 patio 공간도 유리로 처리되고, 같은 원리가 적용되었다.


로렉스 러닝 센터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4개의 입구와 외부에서 건물로 진입할 수 있는 5개의 길 (Architectonique)



구조의 해결, 시위를 당긴 활에서 아이디어

이 거대한 직사각형의 매스에는 두 개의 거대한 굴곡이 공간의 흐름을 유도하는데, 땅에서 들려있는 즉, 떠있는 바닥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해결을 위해 많은 구조 설계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연구를 했다.

왜냐하면, 드문드문 구멍이 뚫린 판을 받칠 수 있는 힘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

그중 당겨진 활의 역학을 적용해서, 구멍 뚫린 바닥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된다.

하여, 바닥과 천정의 두께를 비교해보면, 바닥에 많은 철골들이 들어가서 두꺼운 반면, 지붕은 얇은 기둥으로 충분할 만큼 얇다.


건축주인 로잔 연방 공대에서는 연구와 배움을 위한 공간이자 만남과 교류의 공간을 원했다. 그리고 로렉스 러닝 센터가 캠퍼스 어느 곳에서도 쉽게 모여들 수 있고, 공공에도 열려있는 곳이 되도록 주문했다.

건축가 SANAA는 언덕 혹은 공원 같은 건물을 만들고자 했으며, 어디서든 사람들의 동선이 쉽게 흐르도록 계획했다. 그리고 넓은 사각의 매스임에도 자연광이 어디서든 들어와 최소한의 인공조명이 들어가게 했다.


 

왼/ 서쪽에서 진입하며 본 로렉스 러닝 센터의 입면과 로잔 연방 공대의 심볼 오/ 서쪽 입면과 지붕, 그리고 멀리 보이는 알프스


외부의 풍경과 밝음과 어두움의 대조가 선명하다. 내부의 공간은 언덕과 같은 느낌을 준다.


왼/ 주출입구의 안내 데스크가 중앙에 보인다. 오/ 회의와 같은 특별한 기능을 담는 공간은 유리벽으로 따로 구획해 놓았다.


중정 patio는 빛을 들이는 채광창의 역할도 있고, 외부에서 진입하는 기능적 역할도 하는 공간이다.



참고:

로렉스 러닝 센터에 대한 더 많은 공간과 건축가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LxxbbECorRs&t=1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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