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남기는 사람>, 정지우 에세이

책리뷰 13편

by forcalmness

이 책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과 그 대답을 집대성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살면서 관계에서 한번쯤 고민해본 질문들이 다 담겨있었고 그에 대해 작가가 내린 대답이 명료하게 적혀져 있었다. 그리보면 자문자답의 글들이다. 역으로 얼마나 작가가 다양하고도 세밀하게 고민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면에서 그 답들을 펴올린 내공이 글 면면마다 압축되어 있다. 아니면 이리 간결히 고민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없었으리라 짐작한다.


처음 책을 펼칠때 습관은 목차에서 눈에 띄는 소제목을 찾는 것이다. 이 책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소제목 챕터들은 이러했다. '서로의 기복을 견디는 관계', '고정된 존재로 남겨두지 않는 용기', '나의 핵심을 인정해주는 관계', '우리는 줄때 자기 자신이 된다' 였다. 이렇게 해두고 책을 보기 시작하면 좋은점은 계속 놓지 않고 보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궁금했던 곳까지 가는 데 힘이 된다. 그러면서 그전에 더 놀랍게 좋은 부분을 발견하면 기분이 상승하는 거고:) 그래서 난 책을 발췌독하는 사람이 될 수 없는 인간이다. 솔직히 그게 작가에 대한 예의라고도 생각한다.


이 책의 작가는 본인이 살면서 인간관계에서 얻은 절실한 사리같은 걸 이 책에 전시해두었다. 내게도 절실히 전해져온 사리는 이런 것이었다. '그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 뿐. 열등감을 느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능한 한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살고자 애썼을 뿐'이라는 개인에 대한 사리 하나.


타인을 이해하려고 무지하게 노력할때 쓸만한 사리 둘, '어느 선에서 한발 물러나서 그 사람을 넌지시 바라보며, 그 사람의 어떤 생각이나 마음을 그대로 두고 지켜주어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고 느낀다'고. 어떤 관계를 놓고 싶을 때 꺼내볼 사리 셋, '진정한 관계는 기복을 견디는 관계'라고.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사리 넷, '인간은 타인에게 자신을 새기기 위해 살아간다. 기억이라는 당신의 일부로 남길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삶의 욕망이다'라고.


내게 인간관계에 대한 네가지 사리가 생겼다. 자주 꺼내 읽어서 다시 넣어둬야지 하고 피식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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