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나는 생기넘치고 시끌시끌한 한여름이 버거웠다.
더위에 지쳐 한밤중에 눈을 떠도, 어쩐지 밤이 깨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겨울을 사랑하는 나는 겨울이 가기전에 시리즈를 그리고 싶었다.
시즌 일러스트레이션 :)
겨울에만 맛있는 차가 있다.
나에게는 모과차와 코코아가 그렇다.
올 겨울은 엄마가 모과차를 잔뜩 담으셔서, 내내 모과차만 마셨다.
적당히 진한 모과차는 왠지 요거트 향이 난다.
겨울은 초저녁만 되어도 산책길이 어둡기 때문에
세상이 고요한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안정이 된다.
가장 행복한 때는 나뭇가지들 위로 카펠라가 선명하게 뜰 때,
맑고 깊은 파랑하늘에 초승달이 뜰 때.
그렇다고 추위를 안 타는건 아니다.
우리집은 다른 집보다 추운 편이라(난방을 거의 안한다) 집에서도 머플러는 필수다.
양말도 꼭 신고, 아침엔 겉옷까지 입고 있는다.
그래도 머플러를 두른 따뜻함은 겨울 한정.
설 연휴에는 생굴을 몇개 먹고 탈이 나서 작업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사흘만에 배가 나아져서 부활!
입춘이 되기 전에 겨울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
Winter
2022 ⓒ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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