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끼 아가씨와 낙엽 청년 ]

by 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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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가을에 이끼 아가씨와 낙엽 청년이 처음 만났습니다.

둘은 공통점이 많았고

자꾸만 새로운 할 이야기들이 생겼습니다.


함께 언덕에 앉아 밤을 지새우며 여러가지 대화를 하며

이끼 아가씨와 낙엽 청년은 헤어지기를 무척 아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와 함께 있기를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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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함께 있으려면 둘 중 어느 한쪽이 많이 참아야 했습니다.

땅 속 이끼 아가씨네 집에 오면 낙엽 청년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해졌습니다.


"당신 옆에 있어 행복하지만 햇빛이 그리워요"



그러면 이끼 아가씨는 미안한 마음에 살랑살랑 가만히 낙엽씨의 눅눅해진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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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씨의 건강이 염려된 이끼 아가씨는 낙엽 청년을 돌려보내며

햇빛이 내리쬐는 나무집으로 따라가 보았습니다.

낙엽 청년은 밝은 햇빛을 받아 다시 건강해졌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이끼 아가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생기를 잃어갔습니다.


"당신을 볼 수 있어 행복하지만 몸이 바싹 말라 버릴것만 같아요."




그렇게 이끼 아가씨가 말하면 낙엽 청년은

연인의 마른 입술에 물을 가만히 떠 먹이며 가만히 위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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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씨와 이끼양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집에서 살아가는 것이 서로 편한 길이라는 것을요.

헤어져야 하는 많은 이유들 속에서도 둘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끼양과 함께라면 녹아버려도 괜찮아'

'낙엽씨와 함께라면 바스러진대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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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꼭 필요한 것만 담은 짐을 싸고 함께 집을 찾아 떠났습니다.


몇날 며칠 숲을 여행한 끝에 둘은 양지 바른곳의 뿌리가 뽑힌 나무둥치를 발견했습니다.


낙엽씨는 이끼양의 몸이 마르지 않도록 이끼양의 침대위에 흙과 꽃을 덮었고,

이끼 양은 낙엽씨가 축축해지지 않도록 지붕위에도 방을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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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은 어느 쪽도 아프지 않고 참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마침내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데도 말이예요!







이끼 아가씨와 낙엽 청년

2017 ⓒ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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