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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01. 2021

영국에서 첫 프로젝트

South Park Gardens

오늘은 영국에서 내 첫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사무실 개업 전 직장생활을 하며 영국에서 주택단지, 사무실,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 등 중간 규모에서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하다 개업 후 단독주택 증축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접근 방식도 전혀 다르고 협력업체도 없고 시공사들과의 관계도 다른 등 모든 면이 새로웠던 기억이 난다.


테니스로 유명한 윔블던에 위치한 주택이었는데 금융가에서 일하는 젊은 영국인 부부가 첫째 아기를 임신하며 새로 구입한 주택이었다. 허름한 주택을 구입하여 증축 및 전체 레노베이션을 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허름한 주택은 기억에 약 200년 가까이 된 빅토리안 테라스 하우스였는데 이러한 집들은 정부에서 보존하려고 하서 허물고 신축을 하려면 인허가를 받기가 너무 힘들게 되어있다. 그래서 외관에 대한 디자인보다는 이 가족의 생활을 이해하고 증축을 통해 가장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image from Merton council
빅토리안 하우스란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지어진 주거 양식으로서 벽돌과 나무로 된 구조에 타일로 된 박공지붕, 그리고 베이 윈도우가 특징이다. 영국 주택들의 특징 중 하나는 정원이 주택 뒤쪽에 있다는 것이다. 1960-70년대에 지어진 주택들에서는 앞 정원이 있는 타입도 많이 보이기 시작하였지만 런던 주택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지안, 빅토리안, 에드워디안 형식의 주택들은 뒷 정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집들이 옆으로 붙어 있는데 여러 집들이 나란히 붙어 있는 형식을 테라스 하우스라고 한다. 옆집과는 ‘파티 월’ 이란 벽 하나를 공유하는데 이 ‘파티 월’ 은 영국 주택들의 타입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여러 집들이 붙어 있는 경우를 테라스 하우스, 두 집이 붙어 있는 경우 세미 디타치드 하우스 그리고 단독주택의 경우 디타치드 하우스라 한다.


나의 이 건물의 역사와 그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중간점을 찾아 주고 싶었다. 나의 설계안은 입구 옆에 사랑방을 유지하고 벽난로와 구조 등 본래의 요소를 남겨두어 건물의 역사를 남기고 뒤쪽 증축 부분은 현대시대, 현재를 살아가는 가족들에게 더 적합한 open plan을 설계하였다. 이 아이디어는 아직도 이와 비슷한 주택들에서 많이 제안하곤 한다. 나는 건물과 사람 그리고 역사 모두 존중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테라스 하우스들의 1층을 증축할 때 가장 문제점은 자연광이다. 양 옆으로 주택들이 다 붙어 있고 정원은 뒤쪽에 있는데 뒷 정원 쪽으로 증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건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커다란 천창을 달아 최대한 집 안쪽까지 햇빛을 끌어드렸다.



빅토리안 하우스들은 모든 방마다 벽난로가 있는데 그 벽난로를 구성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벽돌이 쓰였다. 앞에 말했듯 건물 앞쪽 거실의 벽난로는 유지시켰지만 뒤쪽 벽난로는 철거를 하여서 이 벽돌을 증축하는데 재활용을 했다. 처음 건물이 지어졌을 때는 사람들에게 따듯함을 주었던 벽돌이 이제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가 있었고 벽돌 자체의 질이 요즘은 보기 힘들게 좋았기 때문에 다시 써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내부 인테리어 쪽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었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내부 디자인 쪽으로 추구하는 방향에 멀지 않게 접근해 갔던 프로젝트 같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케일에서의 첫 프로젝트로써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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