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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Nov 13. 2020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기른다 - 병원 편

코코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병원을 간다. 병원을 가는 이유는 얼굴, 배, 발바닥 그리고 엉덩이 주변 털 정리를 하는 위생 미용, 진드기 예방주사 및 심장사상충 예방약 복용, 귀 관리, 항문낭 관리, 발톱 손질, 치석제거, 슬개골 탈구 촉진 검사, 그간의 특이사항 상담 때문이다. 때가 되면 장염, 광견병 예방주사도 맞는다. 


개를 키우기 전만 해도 매달 병원에 가야 하는지 몰랐다. 물론 병원을 가는 게 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정기적인 병원 방문은 개의 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더불어 견주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예전에 코코를 안아주다가 떨어트린 적이 있다. 코코는 비명을 지르더니 한쪽 다리를 절기 시작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머릿속은 새하얘졌고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 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만약 평소에 다니던 병원이 없었다면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부터 막막했을 것이다. 게다가 처음 접하는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까지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닌 덕분에 이런 고민 없이 바로 코코를 데리고 병원을 갈 수 있었다. 다행히 코코 다리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떨어질 때 충격으로 근육이 놀란 것 같으니 약 먹고 며칠 지켜보자고 했다. 


오 예~ 드라이브!!!!!!


병원을 한 번 갈 때마다 2만 몇 천 원의 비용이 든다. 위생 미용, 치석제거, 촉진 검사, 진드기 예방주사, 심장사상충 예방약, 귀 관리, 항문낭 관리, 발톱 손질 같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했을 때의 비용이다.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5만 원 에서 8만 원가량 나온다. 


정확하게 계산은 안 해봤지만 일 년에 30에서 40만 원가량이 병원비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프거나 다쳐서 가게 되는 비용은 별도다. 코코는 정기검진 외에는 병원에 간 적이 두 번에 불과하다. 떨어트려서 한 번, 다른 개에게 물려서 한 번. 다행히 살짝 스치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개 물림 사고는 언제든지 그리고 순식간에 발생하므로 견주는 항상 개의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 


뭐야... 병원 가는 거야? 하... 견생...


코코가 다니는 병원은 피검사나 초음파 검사 같은 장비를 이용한 검사는 안 한다. 아닌 안 하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필요가 없기 때문에 권하지 않은 거였다. 한 번은 검사장비는 없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피검사는 4~5살쯤부터 해도 괜찮다고 하셨다. 


원장님은 코코를 돈으로 대하지 않는다. 진료를 볼 때마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물론 코코는 원장님을 무서워한다. 털을 깎고, 치석을 제거하고, 주사를 놓는 사람이 좋을 리는 없으니까. 병원 근처만 가면 사시나무 떨듯 바르르 떤다. 검진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떨림은 사라진다. 


원장님 피셜 코코처럼 꾸준히 병원은 오는 개는 드물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관리를 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매달 병원을 데려간다. 오히려 일 년에 30에서 40만 원으로 코코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면 저렴하다고 여겨진다. 


코코를 키우는 데는 돈과 시간이 든다. 하지만 코코는 우리 부부에게 돈과 시간으로 살 수 없는 사랑을 준다. 나 스스로가 못나 보이는 순간에도 코코는 내가 최고라는 표정을 지어준다. 힘들 땐 위로가 되고 기쁠 땐 더 큰 기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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