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에코리브르, 2020판
생태적 삶으로 희망하는 시민들의 모임 IMP의 첫 번째 프로젝트 <책에바라>의 두 번째 책 모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후기입니다. <침묵의 봄>은 환경운동 분야의 고전입니다. 고전이라 함은 그 분야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시대 및 장소와 상관없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 책은 제초제와 살충제 등 화학약품이 반성 없이 공중에서 뿌려지던 1950년대 미국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인간들의 절망적인 태도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명치를 타격당한 느낌입니다. 얼마나 자주 책을 덮고 숨 고르기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새소리가 낯선 도시, 곤충이 사라진 농촌을 떠올릴 때마다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무지하게 살아왔는지, 그래서 무지가 만든 실수를 어느 순간 얼마나 해왔는지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책을 보면 아이를 낳은 일이 참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한 때 지구가 더 이상 인류를 견디지 못할 것이 두려워 아이를 낳지 말자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녀를 낳은 이후에도 반성하지 못했습니다. 혹은 반성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내 아이들에게 조금 청결한 환경을 주기 위해, 또는 약간의 편리를 위해 지구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위해를 가했을 것입니다. 물티슈와 기저귀가 종량제 넘치게 채워졌습니다. 하수구로 ‘소독‘ 능력이 있는 세제를 콸콸 쏟아부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먹다 남긴 우유는 수챗구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더 많은 비닐과 플라스틱을 사용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은 쉽게 사서 쉽게 버려졌습니다.
내부가 어떻게 만들어져 있을지도 모르게 복잡한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식기세척기는 5년마다 교체할 것을 권장합니다. 냉장고는 6-7년이면 부품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물건이 너무 쌉니다. 구입 시기가 되면 고쳐서 사용하는 비용에 비해 물건을 구입하는 가격가 낮을 때가 많습니다. 버리고 새로 사는 일이 권장됩니다. 오래된 것을 사용하는 아름다움 보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을 새로 구입하는 일이 익숙합니다. 인간의 가치를 전복하지 않고서는 변화는 무색할 것입니다.
——————————————————————— 미래 세계의 건설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인위적으로 인간 형질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부주의로 방사능을 비롯한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우전자 돌연변이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 무엇 때문에 우리가 이런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가? 아마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우리의 왜곡된 균형감각에 놀랄 것이다. 지성을 갖춘 인간이 원치 않는 몇 종류의 곤충을 없애기 위해 자연환경 전부를 오염시키고 그 자신까지 질병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를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저지른 일이다. (침묵의 봄, p.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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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고전인 이유는 인간의 무지는 여전하고, 그렇기 때문에 유려한 문장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암흑으로 가득한 밤 아이들을 재워놓고 이 책을 읽으려면 너무 무서웠다. 그리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내가 저지른 일들도 하늘에 살생 물질을 뿌려댄 화학기업의 태도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아마 정신이 번쩍 들 것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동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