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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Oct 22. 2024

시나노 사과


어제의 옷을 개어 넣고 식탁에 앉아

가만히 차오르는 슬픔을 한 입 베어 먹는 새벽은

옅은 노랑의 사과 맛이 나, 붉지도 푸르지도 않은 사과는

생각보다 달콤하고 하기야 그렇게 익숙해져 가는 거지

슬픔도 노란 사과도


왼 다리 오른 다리

왼 팔 오른팔


침대 맡에 벗어둔 부끄러움을 꿰어 입고서

스탠드를 끄면 뜨거운 울음이 달싹거려

아직 새벽인데 새벽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발화된 적 없는 말에 걸려 넘어지고 무릎을 쓸며 다시 일어나는데 새벽은 숨겨둔 이야기를 하여튼 잘 찾아내서 나는 다시 숨기고,

우리의 숨바꼭질은 그렇게 또 시작되고


내일이 오지 않을 듯

새벽은 영원처럼 길지만


괜찮아

다 베어 물은 사과는 사라질 테고

영원은 사랑의

익숙한 거짓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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