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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얼리 Feb 27. 2021

End Room .

"Are you sure?"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꺼려지는 빨강 글씨

너덧 번 눌러봤다. 그 빨강 글씨. 


마침표를 찍기란 어렵다. 마침표는 정돈이자 후련함, 맺음, 탈피다. 

좋은 마침표는 무엇일까? 영구적으로(permanently) 아무것도 고칠 것이 없는 문장에 찍힌 것일 테다. 


오늘 내가 만든 방에서 고칠 것이 없었는지 되돌아본다. 

진짜로 그랬는지 되묻는다. 

이미 눌러버린 방 종료(End Room)라 취소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후련하게 잠을 좀 청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조용히 떠나기(Leave quietly)가 아니라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사실 일을 하기로 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방을 운영하고 있어서 타박을 들었다. 

잠시 조용히 떠나있는 채로 다른 모더레이터를 믿으며 일을 끝내고

다시 귀를 통해 클럽에 입장했는데 아직 종료되지 않은 방이란 얼마나 평안한가. 


놓친 이야기를 유추하고, 이제 슬슬 떠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이 적어질 수록 그것은 그것대로 깊고 좋았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분위기에 혹해 <작은 기획들>방을 정기화 했는데,

지금은 대화의 내용 때문에 정기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들에는 언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쉼표로, 숨을 고른다. 마침 북향인 방에서 북향을 권하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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