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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솜 Sep 03. 2022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드는가

에이미 에드먼슨, ⌜두려움 없는 조직⌟ (2019)


(이 글은 HR 컨설팅펌 교육기획자, 10년 차 직장인이자 중간 리더, 3년 차 HRDer와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에 대해 진행한 독서 모임을 기반으로 작성하였다. 매우 개인적인 감상은 회색 처리하였다.) 



두려움 없는 조직이란?

책 제목을 보곤 흥미가 없었다. 무모함을 이겨내 도전적을 하라는 뻔한 CEO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HR분야에 이직하고, 조직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그 대표적 책이 에이미 에드먼슨의 ⌜두려움 없는 조직⌟임을 알게 되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이란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되어 각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을 뜻한다. 저자는 하버드에서 조직과 리더십을 25년 간 연구했고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핵심 요소임을 밝혀 냈다. 



그럼, 심리적 안정감이 뭘까?

저자는 '인간관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무 환경이 안전하다고 믿는 마음'으로 정의한다. 인간은 누구나 안전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책에서는 진화 심리학까지 연결하진 않지만, 오랫동안 무리 지어 생활해 온 우리는 당연히 자기가 속한 그룹 안에서 배제되지 않고 잘 지내고 싶어 한다. 그 마음을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침묵 vs. 발언

만약 구성원이 지금 어떤 말을 했을 때 한마디 들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녀는 입을 다물 것이다. 침묵이냐 발언이냐를 심리적 안정감이 좌우한다.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다면,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비행기 사고로 죽게 되거나, **우주선이 폭발해서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하고, 환자가 죽게 된대도 침묵을 선택함으로써 지금 당장의 본인 안전을 선택하는 게 인간이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장기적 미래에 대한 회피 성향이라고 정의한다.  


(*테네리페 공항 참사,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 호 폭발사고 :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지 못해 인명 피해 및 물적 손실이 발생한 대표적 사례)


재밌게도 일부 모임원은 심리적 안정감을 '조직 내 나의 긍정적 영향력을 확신할 수 있는 상태', '출근하는 게 매우 부담스럽지는 않은 상태' 등으로 더 확대해서 이해하기도 했다. 만약 조직 내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세팅하려면 이 개념부터 서로 동등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왜, 심리적 안정감인가? 

심리적 안정감이 없어도 우리는 일을 잘 해오지 않았나? 왜 이제 와서 이게 중요하다고 하는 걸까. 한마디로 '다양하지 않으면 이제 일이 안되'기 때문이다. 변화와 유동성이 높은 VUCA* 시대에는 더 이상 멋진 한 사람이 방향을 알고 리딩 할 수 없다. 다양한 구성원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꾸준히 학습하고 협동을 하며 방향을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구조적이고 안정적인 팀이 아니라 TF 팀을 중심으로 변동성에 대응한다. 따라서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 형성이 중요해진 것이다. 


(*Volatility 변동성, Uncertainty 불확실성, Complexity 복잡성, Ambiguity 모호성)



조직 내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만들까? 

리더 그리고 권력. 이 두 가지 요소로 줄일 수 있었다.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어떤 인성의 리더이냐에 따라 심리적 안정감이 좌우된다. 그/녀가 본인과 다른 의견, 구성원의 실수 등에 어떻게 반응하냐에 따라 구성원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도, 입을 다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익과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권력도 영향을 준다. 소통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직급제를 폐지하고 수평조직을 만드는 트렌드도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는 맥락과 닿아있다. 


우리는 수평조직의 폐해를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어쨌든 책임지고 이끌 누군가'는 필요한데 일이 이도 저도 안된다든 지, 리더의 권한이 약해짐에 따라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다'는 불만도 나오며 그룹을 이끄는 리더가 번아웃을 호소한다. 또한 연차로 인한 경력 및 퍼포먼스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급 차이가 없다 보니 불균형하게 업무가 배분되기도 한다. 더 높은 직급을 위해 노력하던 동기 부여 요소가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무엇이 바뀐다면 우리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리더가 OO아 어떤 이야기를 하든 받아줄 테니 솔직하게 이야기해봐라고 말해준다면' 

'권력을 지닌 사람의 자존심-내가 맞다, 너의 의견은 옳지 않다-이 적절히 감소한다면'

'넌 경험이 없으니까라는 반응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등등 

우리는 각자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이야기했다. 다양한 조직의 수만큼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내용 중 인상 깊은 방법은 아래와 같다. 

프레임의 변화
: 의료 과실에 대해 질책하는 '조사'가 아닌 '연구'라는 단어로 변경하고 이야기 하기 

리더의 역할 재정의
: 혼자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을 촉진하는 사람으로 정의

비난 없는 보고 도입
: 개선을 위한 자리로 만들기 

리더의 반응 바꾸기
: 위반 행위는 엄격하게 조치하되 실패에서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하고 감사를 표현하기

질문하기
: 긍정적, 건설적인 방향으로 구성원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질문하기 

구성원에게 적극적 의견 피력 훈련 하기 

리더 및 구성원이 "잘 모르겠다, 도움이 필요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잘 하고 실수를 인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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