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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한게릴라 Aug 24. 2020

꽃이 피고 지는 건 한 순간

찬란한 오전의 단상


왕벗꽃도 지고,

겹벗꽃도 지고,


벗꽃이 피고 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사람들로부터의 인정과 인기도,

권력도, 명예도, 재물도,

한 철, 봄에 지는 벗꽃과 같이.


모두 한 시절,

잠시, 피었다 지는 낙화인 것을.


그 한 시절, 한 순간의 아름다움에 취하기란 참 쉽다.


오늘도 오직,

나무 한 그루의 시원한 이 그늘만이,

나의 요동을 깊은 바다처럼 잠잠케 하고,

완전한 만족을 주고,

영원한 안식을 주니,


지는 벗꽃을 아쉬워하지 않고,

한 순간의 아름다움에 취하지 아니하며,

요란하지 않는 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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