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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Oct 22. 2021

잃어가는 것들 속에서 낚아올리는.

삶이라는 놀이터, 이미 완벽한 삶.

어느날 두바이때부터 10년도 넘게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처음에 난 니가 엄마랑 사이 좋은 게 참 부러웠어. 난 엄마랑 그렇게 친하지 않았거든. 근데 우리 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큰 고통에 힘들어하던 널 보니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 난 그만큼이나 사랑을 주고 받지 않아 그렇게 힘들지 않았거든. 넌 온 몸과 심장으로 오랫동안 슬퍼했지. 너를 보니까 어차피 변해버리고 말 이 세상의 것들에 애착을 가지지 말라는 불교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


좋은 것이 크면 클수록, 그에 대한 사랑이 크면 클수록 고통도 그와 비례하여 커지는 거란 걸 너를 지켜보며 또한 내 삶을 통해 배웠어.


그래서 지금 눈 앞의 즐거움과 행복도, 내가 애착을 가지는 순간 고통이 될 거란 걸 경험으로 이제 알아. 알면서도 습 때문에 자꾸 이끌려가고 있지만 말야. "



"맞아.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은 반드시 흐려질 것이고 삶은 기어코 늙고 병들어 죽음으로 향할텐데 그럼 우린 뭐하러 태어났을까. 요가수트라 에서는 경험과 해탈을 위해서라고 하더라. 삶이라는 놀이터에서 경험하여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배우기 위해 태어난 거라고.


그러니 삶은 이미 완벽한 건가봐.


늙고 병들어 죽는 것도. 도처에 널부러진 선과 악도. 용서할 수 없는 부조리와 거대한 카오스도. 어쨋거나 우린 그 안에서 경험하고 있으니까. 살아가며 배우고 나아가고 있으니까."


서로 마주보고 배시시 웃는 우리의 얼굴에는 더이상 감출 수 없는 잔주름이, 머리카락 사이사이에는 새치라고 우기지 못하는 흰머리가 새초롬히 돋아있다. 잃어가는 많은 것들 속에서 우리는 고통과 의식적인 알아차림으로 귀하디 귀한 삶의 지혜를 낚아올린다.



하리옴.

샨티 샨티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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