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윤희 Jun 26. 2022

당신은 직장에서 본캐를 잘 키우고 있나요?

중견기업 핵심가치 발굴기 (2) 

핵심가치(우리의 믿음) 발굴 스토리 두 번째 시간입니다. 

https://brunch.co.kr/@choi-uni/58 는 HR 부서에 주어진 미션- (모든 직원이 참여해 ‘내가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핵심가치를 정립하라- 수행을 ‘가장 탁월한 성과를 냈던 구성원의 경험 또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던 순간을 찾아 우리 안에 빛나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의 빛나는 경험을 촉진하는 행동기준이 있다면 좀 더 자주 그런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행동 기준을 중심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지금 하는 일이 보다 의미 있고 재미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회사는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고, 더 좋은 성과는 우리가 다니는 회사를 더 좋은 회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런 미래를 그리며 진행한 두 번째 what do you do at company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본캐 발견입니다.


1. 당신의 본캐는 무엇입니까?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나요?)

“우리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 미세먼지를 줄이고 공기를 맑게 해 준대요.” 아빠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보일러 광고의 대사입니다.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보일러를 만드는 직무를 보일러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의 폭을 넓혀 정의한 것입니다. 보일러를 만드는 공정 중, 일부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에게 지구의 공기를 맑게 개선하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는 의미가 더해지면 일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왕이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속에 품고 있던 이런 진심을 길어 올릴 수 있도록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사이먼 사이넥]라는 도서를 도서 공감*하며 우리가 일하는 이유, Why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 도서 공감은 재직하고 있는 회사의 소통 프로그램으로 회사가 선택한 책을 매개로 대화하는 제도입니다. 원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프로그램에 자율 참여하여 책을 읽습니다. 일반적으로 50% 정도의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당신은 지금 일하는 일터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스스로 답했습니다.
‘나는 공정한 기회를 만듭니다.’ ‘세상의 기초를 다지는 일을 합니다.’, ‘요리조리 궁리하는 힘을 만듭니다.’, ‘나는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의 동반자이며, 지지자 역할을 합니다.’, ‘행복한 성장 에너지를 연구합니다.’ 등 개개인이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들이 선언되었습니다. 


개개인의 일의 가치가 발표되자 이렇게 멋진 동료들과 함께 회사에 몸담고 있다는 것에 뿌듯해했습니다. 서로의 가치에 동반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도 생겨났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감이 더해졌습니다. 자사는 직무의 역할과 방법을 ‘조직의 구조를 재설계하자’는 식의 거대한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소프트한 방식으로 각 구성원의 개인 브랜드, 본캐 찾기에 집중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일의 목적과 가치, 의미를 생각해보고 재설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목적이 명확한 일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보이게 합니다. 이에 따라 직무를 재설계하면 새로운 역할, 새로운 결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일의 전문성이 쌓입니다. 결과적으로 내 브랜드, 본캐가 생깁니다. 


2. 직무를 재설계하는 4가지 방법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캠페인과 23년간 HR 업무를 수행하면서 직간접적 경험한 내용, 조직문화와 직무 재설계 강의를 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일의 의미’라는 추상적인 주제는 다음 네 가지 질문으로 구체화됩니다.


첫 번째 질문은 당연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타성대로 하던 일 처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반복하다 보면 그 일을 왜 하는지 정확한 목적도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방법, 직무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즉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일은 멈추고 꼭 해야 하는 일인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목적지를 향한 과정에서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괜찮은 일’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조직이 오래되면 과정, 절차라는 이름의 관행이 생겨 군더더기 지방이 쌓이게 마련입니다. 지방이 쌓이면 몸이 비대해질 뿐만 아니라 몸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혈류의 흐름을 더디게 합니다. 개인의 직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많다고 하면서 성과가 나지 않지 않는 곳에는 일의 군더더기가 쌓여 있기 마련입니다. 빠른 변화가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추구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법제화된 시대에 효율적 일하기라는 직무 다이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직무 다이어트에서 일을 버리는 기준은 중요도와 긴급도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버리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52시간을 확실히 지배하는 시간 관리자가 되어 변화를 이끌 때 성과가 납니다.


세 번째 질문은 일의 목적을 미래 관점에서 재정의해 새로운 역할을 찾는 것입니다. 과거에 중요하고 당연했던 일이었더라도 미래 관점에서 직무를 재조명하면 버려야 할 군살이 보입니다. 미래 관점에서 일을 재정비하고 불필요한 것을 버려야 새로운 트렌드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생깁니다. 결과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게 됩니다. 채용 담당자라면 이력서만 검토하고 면접 일정만 짜는 일에서 확장하여 좋은 인재 유치를 위해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인공지능과 비대면 가상현실 면접을 시도할 필요도 있습니다. 지원자 정합성 예측 지표 개발, 채용 데이터 분석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시도는 본캐 가치를 올립니다. 이런 시도와 경험은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나의 생존 무기가 됩니다. 인공지능에게 일을 뺏기는 피해자가 아니라 AI 활용 능력자가 되는 것입니다.


네 번째 질문은 고객이 바라는 효용 중심으로 직무 재편하는 것입니다. 동영상 서비스 회사의 동영상 구매 수급 담당자라면 자신의 일을 ‘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라는 기능에 한정 짓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품을 고객에게 알린다.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따라 제안해서 영상 산업의 다양성과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라고 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담당자는 시각이 달라져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만 집중했던 시선을 돌려 예술 영화 투자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모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되고 전문 큐레이션 서비스로 발전합니다. 고객에게 주는 가치와 효용에 집중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일의 목적 찾기란 ‘일을 왜 할까?’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 일입니다. 
일에 대하여 타성은 없는지 찾아 문제 제기하고, 다이어트하고, 미래 관점으로 시선을 바꾸고, 고객 효용가치 중심으로 내 일을 재편하는 것입니다. 


답을 찾았다면 일에 의미가 부여되면서 타성에 젖어 있던 어제의 나는 사라지고 생명력 강한 나로 새로 태어나게 됩니다. 직장에서 본캐는 이렇게 키워야 합니다. 이 판을 만드는 것이 HR의 역할입니다.

다음편에는 어떻게 핵심가치 문장을 도출했는지에 대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