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건강검진 문진하는 날이다.
고운 40대 후반의 여자분이 들어오신다. 곱게 화장을 하시고 예쁜 원피스를 입으셨다.
차트를 넘기는데 폐암, 뇌종양전이라고 써있다. 한마디를 건내기가 참 두렵다.
난 이 분의 삶 앞에서 무엇을 검진해야할까. 내가 이 분보다 삶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1년 산다고 했는데.. 1년은 넘었어요.."
뭐라고 이야기해야할지. 참 내 입이 부끄러워졌다.
저녁마다 지나는 로비 앞에 며칠 전부터 잘아는 얼굴이 보인다.
호흡기 병동에서 내가 매일 케모포트를 갈며 친해진 아저씨.
얼마나 밝고 얼굴이 좋던지. 폐암환자가 아닌 것만 같았었다.
며칠 전 아저씨를 로비에서 보았을때, 난 아저씨를 알아보지 못했다..
매일 로비에서 티비를 보는 아저씨께 인사할 때마다 웃는 얼굴 뒤에 마음은 나에게 늘 이야기를 건넨다.
넌 너의 삶의 무게를 알고 있냐고.
이 곳은 나에게 때로는 보고싶지 않은 거울이 되어준다.
너의 모습을 보라고.
내 삶을 가치 없이 흘려보내고 있진 않냐고.
깨어질 것들을 붙잡으며 살아가진 않냐고.
허무한 것들에 나의 순간을 내어주고 있진 않냐고.
그들은 나에게 삶으로 질문한다. 그들의 삶으로.
그리고 나는 대답해야 할 것이다. 나의 삶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