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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Apr 26. 2023

Tesla Master Plan Part 1

On Entrepreneurship and Business | 기업가정신

"요약하면, 테슬라 마스터 플랜은 다음과 같다.

고가의 스포츠카를 만든다.

그 수익으로 합리적인 자동차를 만든다.

그 수익으로 더 합리적인 자동차를 만든다.

그리고 공해 배출이 없는 전기 생산 방법 또한 제공한다."


"So, in short, the master plan is:

Build sports car.

Use that money to build an affordable car.

Use that money to build an even more affordable car.

While doing above,

also provide zero emission electric power generation options."


테슬라Tesla의 마스터 플랜Master Plan Part 1은 2006년 8월 2일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당시 직함은 Co-Founder & CEO of Tesla Motors)에 의해 처음으로 발표된 계획이다. 이 계획은 테슬라가 미래에 구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 계획은 현재까지도 테슬라의 중요한 전략적 방향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테슬라 마스터 플랜 1은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과는 다르게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었을 때,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서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에 참여하는 목적이 단순히 환경 문제 해결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것을 밝혔다.

테슬라 마스터 플랜 1에서 테슬라는 자사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며, 자사가 추구하는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언급했다.


1.     저비용 전기차 제조

2.     거대한 배터리 공장 건설

3.     에너지 스토리지 시장 진출

4.     태양광 발전 사업 진출


이러한 목표들은 2006년 당시에 매우 충격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아무도 생각본 적도 없고 가능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꿈같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가솔린 없이 전기로만 달리는 자동차라니, 그런 것이 될 리가 없는데, 한 술 더 떠서 배터리 공장을 만들고 태양광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생태계를 일개 스타트업 회사가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애초에 없었다. 대중과 시장의 반응은 무모함을 넘어 황당하다는 것에 가까웠다. 실제로 2006년도라면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시장 수요도 높지 않았다. 친환경차로 가장 잘 알려진 하이브리드 차량인 토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2006년 글로벌 수요는 18만 5천대에 지나지 않았고, 친환경 차량의 수요가 가장 높은 미국 내 판매량도 10만 대 수준이었을 뿐이다. 또한 1997년 최초로 프리우스가 등장한 이래 2006년까지의 전 세계 판매량도 50만 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테슬라 모터스의 호전적인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 선언은 전문가들에게 일론 머스크를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얼간이, 혹은 전 지구적인 사기꾼으로 생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실제로, 여러 미디어, 금융기관,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이런 발상 자체를 비판하거나 무시했다. 테슬라 이전에도 순수 전기차에 대한 시도들은 여러 번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미국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GM(General Motors)이 시도했던 첫 전기차 EV1이다.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표한 일련의 배출가스 규제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시장 니즈는 커졌다.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에 노력을 쏟기 시작했고 EV1은 그 대표적인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초기의 높은 제조원가,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의 문제뿐 아니라,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위협을 느낀 정유업계와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 및 부품 업체들의 반발로 인해서 순수 전기차인 EV1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알려진 바와 같이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훨씬 적은 수의 부품으로 만들 수 있고, 수많은 부품업체들에도 큰 타격이 된다.


GM에서 출시했던 EV1 프로젝트가 전면 폐기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는 급격히 하락했고, 그 이후 전기차만으로 모든 라인업을 구성한 자동차 회사가 등장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6년에 창립한 테슬라가 2008년에 2인승 스포츠카인 로드스터(Roadster)를 출시하고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많은 사람들, 특히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던 것이다. 신선한 전기 자동차의 성능, 특히 놀라운 가속감 등에 대해서는 약간의 호평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업계의 분위기는 놀림, 조롱을 포함한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전기차 시장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테슬라는 얼마 가지 못해 도산할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테슬라는 여러 번의 도산 위기를 거쳤다. 2008년 자금 조달을 통해 파산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고, 신용 경색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붕괴된 대침체기에 전기차 스타트업으로는 홀로 남겨진 적도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테슬라는 기업 공개를 통해 2억 2,5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주가는 3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고, 각종 비용 지불을 위해 위해서 추가로 주식 공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2015년과 2016년은 모델 X로 인한 첫 번째 생산 지옥을 경험했고, 최근의 위기는 2018년 모델 3 세단 생산 시점에도 있었다. 그 이후로는 생산 문제는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고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며 전례가 없는(기존 자동차 업체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는 기가 프레스 도입 등) 제조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대표적인 테슬라 비판자인 공매도 투자자 짐 차노스Jim Chanos는 테슬라 자동차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차”라고 비난했고 테슬라가 자동차 산업의 좋은 ‘기존 관습’들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100년 전에 배운 교훈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제조하는 것과 판매하는 것은 별도의 분리된 과정이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생산과 모델 개발과 같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딜러에게 자동차 판매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D2C(direct-to-customer, 고객에 대한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판매와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것이다. 또한 테슬라가 새로 시도한 자동차 보험의 직접 판매 역시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2003년에 마틴 에버하트Martin Eberhard와 마크 타페닝Marc Tarpenning에 의해 창립된 테슬라 모터스는 자동차 업계에서 소규모 스타트업의 약자였을 뿐이었다. 그전까지 “양산 수준으로 전기차를 만든 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2020년 7월 1일 처음으로 세계 1위 메이커인 토요타Toyota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가 되었고 일론 머스크 같은 해 11월에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사람이 되었지만, 그전까지 테슬라의 성공을 믿은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서도 일론은 “전기차는 세상을 바꿀 것이며,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는 자신의 비전을 피력한 것이다. 리더로서 조직이 향후 추구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간결한 계획서였다. 이 플랜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이 마스터 플랜은 장기적인 전망과 비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는 자동차 산업에서 오랫동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연료를 대체하는 전기차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대규모 배터리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테슬라는 2017년 2월, 공식적으로 테슬라 모터스에서 테슬라로 사명을 변경했다. 동시에 대표적인 에어지 자회사였던 태양광 패널 생산 업체 솔라시티Solar city 부문의 통합 작업도 마무리했다. 이런 변화에는 마스터 플랜 1에서 일론이 제시했던 비전들이 영향을 주었다. 회사의 이름에서 ‘모터스’를 삭제하면서 테슬라는 지속가능 에너지 생산, 저장, 이동 수단 제공이라는 일관된 생태계를 아우르는 에너지 회사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지구상의 모든 이동 수단을 전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로 바꾸겠다는 큰 선언이다.


실제로 테슬라 마스터 플랜의 천명 이후 회사는 새로운 가정용 및 상업용 배터리를 출시하면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켰다. 일론 머스크는 더 이상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며 전통적인 자동차 경쟁자들과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동시에 테슬라의 에너지 부문 사업에 대한 야망이 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2016년 10월에 일론은 테슬라가 기존 태양광 지붕 패널의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디자인, 효율, 비용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는 새로운 에너지 생산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또한 이 시점에 테슬라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확장을 제안했다. 2016년, 우버Uber와 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로 테슬라 차량을 이용하여 차량 이용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테슬라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자율주행에 기반한 로보택시robotaxi 사업의 가능성을 제안한 것이다. 완전한 자율주행에 대한 가능성, 시장 기반의 구축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테슬라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어느 누구라도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원문은 단 한자의 수정도 없이 그대로 게시되어 있다. 특히, 마스터 플랜 문서의 맨 마지막에 제시되는 네 줄의 짧은 요약은 테슬라 마스터 플랜 1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해 준다. 그 내용은 앞으로 테슬라가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purpose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해 나갈 것인지 모든 이해관계자stakeholders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도달되는 것은 회사의 임직원뿐 아니라, 주주, 그리고 회사에 관심을 가지는 모든 이들이다.


기본적으로 테슬라의 마스터 플랜은, 고가의 스포츠카를 만들고, 그 수익으로 합리적인 자동차를 만들어 저변을 확대하며, 여기서 발생한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통해서 친환경 에너지경제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100년 이상 지속된 가솔린, 디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자동차의 모빌리티(이동성)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이 기반에 깔려 있다. 그런 생각을 이보다 심플하게 표현하기도 어렵다.


실제 고가 모델인 2인승 스포츠카 로드스터의 출시 이후, 테슬라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는 더 실용적인 모델 S를 출시했다. 마스터 플랜에서 일론 머스크는 모델 S의 가격이 로드스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I can say that the second model will be a sporty four door family car at roughly half the $89k price point of the Tesla Roadster and the third model will be even more affordable.), 이는 실제로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당시 모델 S의 가장 저렴한 버전은 52,400달러부터 시작했다. 가장 고성능 버전(대용량 배터리)은 72,400달러부터 시작했다.

테슬라 마스터플랜의 효과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대중에게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회사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킨다.


둘째, 임직원에게 회사의 명확한 방향을 이해시키고, 몰입을 높인다.


셋째, 전통적인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포지션을 형성한다.


일론 머스크가 2006년에 제시한 이러한 청사진은 혁신적인 발상과 전략적인 비전 제시를 통해 테슬라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 경영학에서 명확한 미션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관심 사항이다. 명확한 미션은 조직 내의 모든 구성원들이 일관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명확한 미션은 조직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여 조직의 목표와 방향성을 이해하고 실현하는 것을 돕는다. 테슬라 마스터 플랜 1은 이러한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측면을 보여주었다.


기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리더는 기업의 방향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이다. 리더의 전략적 지향성strategic orientation은 조직의 영업 성과나 고객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확한 사명은 구성원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더의 접근 방식이 조직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고객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전략적 지향성은 현대 경영에서 명확한 미션이나 사명 선언, 직원 교육이나 인적자원 개발, 성과 모니터링 등의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업의 미션 선언문mission statement나 비전은 조직의 목적과 목표를 선언하는 것은 구성원의 행동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동시에 의사결정, 우선순위 설정 및 조직 전반에 걸친 행동을 조율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미션 선언, 즉 구성원에 대한 방향성, 목적 및 동기 부여는 곧 생산성과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미션 선언과 성과 사이에는 조직 미션에 대한 구성원의 이해도, 몰입, 자원이나 정책의 정합성 등과 같은 다른 요인이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엉성하게 사명 선언에만 집중하거나, 공허한 슬로건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리더는 전략적으로 조직의 방향성, 존재 이유를 잘 설정하고, 이것을 조직 구성원들과 공유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구성원과 조직의 방침 사이에 정합성alignment이 높아지고, 실제 구성원의 행동을 통해 고객과의 일체감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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