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통제
On Entrepreneurship and Business | 기업가정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은 바구니에 일어날 일을 통제할 수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It's OK to have your eggs in one basket as long as you control what happens to that basket."
일론 머스크가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은 2007년의 일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은 분산투자를 권하는 잘 알려진 투자 격언이다. 하지만 작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나 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도 자원을 집중해도 괜찮은 경우에 대해서 이와 유사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언어에 관심을 가졌다. 캐나다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2년 미국으로 이주해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및 물리학 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포드 물리학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 그러나 학위 과정은 바로 그만두고 사업가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5년에 그는 동생인 킴벌 머스크Kimbal Musk와 함께 첫 번째 창업을 했는데, Zip2라는 여행 가이드 서비스였고, 나중에 컴퓨터 제조업체인 컴팩Compaq이 회사를 3억 달러 이상에 인수했다. 1999년에 머스크는 온라인 결제를 본업으로 하는 X.com이라는 회사의 창립에 함께 했는데, 이것이 현재의 페이팔PayPal이다.
그의 즉흥적인 성격을 설명하는 일화가 있는데, 어느 날 생방송에 출연한 그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eBay의 모든 경매 거래를 보장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회사에는 그런 계획이 없었는데, 이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관련 기능을 개발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2000년, X.com의 이사회와 경영진인 피터 틸Peter Thiel은 회사 방향성에 대한 의견 차이로 머스크를 회사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했지만, 그는 곧 자신의 자본을 가지고 2002년 로켓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X를 설립하고 초창기 1억 달러 이상의 사재를 털어 넣어 2022년 기준 과반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당시 신생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에도 투자해 2022년 기준으로 약 1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머스크는 상장 기업, 비상장 기업, 부동산 관리에 사용하는 지주 회사를 포함해 최소 12개의 회사를 감독, 소유하거나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순자산은 약 2,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이 확실하지 않은 스타트업을 세우거나 투자하는 데 자신의 개인적인 재산을 대부분 집어넣은 것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머스크는 쿨하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은 바구니에 일어날 일을 통제할 수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기존의 실리콘 밸리 자금 조달 모델에 문제가 많이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창업자들이 자본을 조달하는 첫 라운드(통상 스타트업 기업들은 시리즈 A, B, C 등으로 투자받은 순서를 표현한다) 투자 이후 창업가들이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기업에 대한 ‘통제control’란 초기의 설립 목적과 의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았는데, 많은 기업가들이 자본이 시키는 대로 휘둘리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또한 그는 통제의 다른 의미로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기업 내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표현했다. 일례로 테슬라에서 그는 자동차에 대한 상세한 지시를 내리고는 했는데, 시트 쿠션, 헤드라이트 모양, 심지어 트렁크 스타일에 대한 것들이었다고 한다. 특히 초기의 로드스터 모델의 설계 과정에서, 테슬라의 최초 창업자이자 CEO였던 마틴 에버하트가 변속기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자 그를 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로 강등하고 본인의 의견을 관철시켰다.
머스크는 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동차의 성능을 희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테슬라가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테슬라의 매력으로 가솔린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최초의 전기 자동차라는 점을 들었다. 비슷한 가격대의 가솔린 자동차보다 더 빠르고, 더 멋지고, 더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점을 어필하면서 사전계약을 통해 높은 가격의 스포츠카를 구매할 여력이 있는 600명의 고객으로부터 3천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자가 없는 사업 비용을 대출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사전 계약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유지하면서 자본을 유치하는 이런 방식은 테슬라의 새로운 모델이 예고된 시점마다 반복적으로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