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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사 Jun 25. 2023

세상을 변화시키는 미션

On Entrepreneurship and Business | 기업가정신

“회사들을 설립한 동기는 세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일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My motivation for all my companies has been to be involved in something that I thought would have a significant impact."


일론 머스크는 항상 그가 세운 기업들의 목적의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은 목적이 아니다.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문제들은 많이 있고,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이런 해결과제들에 대해 지금까지 시도되지 못했던 혁신적인 사고방식들을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로 만든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테슬라의 자동차에 대한 전동화 노력, 전기 자동차를 현실화하는데 필요한 각종 에너지 생산, 전달, 저장 네트워크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스트럭쳐가 그렇다. 높은 비용으로 인해 아폴로 탐사선의 달 착륙 이래 크게 진전되지 못한 인류의 우주 탐사 역량을 가속화하기 위한 우주 탐사기업 SpaceX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화성이라는 인류의 식민지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거기 필요한 저렴한 재사용 로켓, 행성 간 저비용 항해를 가능하도록 할 재급유 시스템에 대한 디자인이 그렇다. 지구상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통신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타링크Starlink가 또한 그렇다. 


기업에게 이익은 중요하다. 철저한 사업가인 일론 머스크는 다른 어떤 기업가나 혁신가보다도 이런 면에서 철저하다. 각 사업체별로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의 독립적인 채산성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체라고 해서 A기업의 이익으로 B기업의 기업활동을 지원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개별 기업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이익 창출에 기반해 지속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그가 기업 활동을 이어가려는 것은 결국 돈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류의 필요에 기여하고 고객들에게 필요한 해결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가 창립한 기업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은 수익성 문제로, 무르익지 않은 기술적인 문제로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들이었기 때문에, 그의 기업들이 사업의 가능성을 보인 이후 경쟁자들이 후발주자late comer로서 경쟁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머스크가 이야기하듯, 그의 기업들이 세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명에 의해 세워졌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원대한 비전에 공감하면서 팬이 된다. 아무도 이루지 못한 영역에 대한 도전에 열정적으로 환호한다. 직원들은 경쟁사에 비해 급여나 복지 조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전 지구적이며 인류적인 과제에 도전하는 리더를 따르고자 한다. 누군가는 사기꾼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머스크의 팬들에게 그는 카리스마적 리더이자 영웅이며 비전가visionary로 비치게 된다. 


그는 2023년 한 인터뷰에서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경제 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들 때문에 잠재적인 테슬라 고객이나 트위터의 광고주들이 불편해하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말할 것이고, 그 결과가 (사업적으로) 돈을 잃는 것이라도 상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미디어들이 기존 관습이나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 입각해 자신을 비판할 때도 당당하고 거침없는 자세를 보인다. 실제로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대의적인 차원에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트위터를 인수했다고 밝히는 그는, 모두가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할 때도, 비판적으로 오른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활동에 있어서도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가능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세상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위한 미션에 근거해 기업을 세워 왔다는 그의 발언은 테슬라 마스터플랜과 같은 선언적인 성명서들에서도 잘 나타난다. 회사 설립 동기에 대한 그의 관점은 여러 기업가 이론들과도 일치한다. 2001년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의 사라스바시Saras Sarasvathy 교수는 27명의 창업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 과정에 대한 행동 패턴을 도출하고 이를 기업가적entrepreneurial 문제해결의 접근방법으로 제시하면서 이펙츄에이션 이론Effectuation Theory를 제시했다. 성공한 초기 기업가들은 대기업처럼 경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 즉 조직, 예산, 마케팅 전략, 제품과 서비스 개발 등 모든 조건을 하나씩 갖춘 후 문제 해결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초기 기업가들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 자원을 갖추는 방식(전통기업)이 아닌 가진 자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기업가정신)를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식당을 오픈한다고 하면, 전통적인 경영학적 접근은 유동인구나 접근성을 포함한 상권분석, 경쟁 동향 분석과 같은 환경 분석 및 예산의 배분 한계 내에서 가능한 메뉴나 서비스 개발을 하는 순서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자원이 제한적인 신생기업들은 기존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묻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기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영역을 만들고 다듬어 나간다. 어쩌면 새로운 식당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식당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식재료 물류 시스템에 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사고방식은 “그것을 달성하려면 어떤 자원이 필요하지?”라는 전통적 관점 대신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지”라는 문제 중심의 활동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과거 JTBC에서 방송되었던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어진 재료만을 가지고 제한된 시간 안에 게스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요리의 방법과 레시피를 제시해야 한다는 데 있었다. 두 셰프의 경쟁에 의해, 아무리 제한적인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그 주어진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적인 접근방법들이 나타난다. 주목할 것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이 성공적인 기업가정신과 닮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장의 제품 수용 여부가 불확실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스타트업startups들이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인과관계causation에 입각해 결과를 예측하면서 경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사라스바시 교수의 지적처럼 성공적인 기업가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가용 자원을 사용하여 기회를 창출한다.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아무도 참여하려고 하지 않지만, 인류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머스크의 동기는 이펙츄에이션 이론을 반영해 설명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자원, 전문성, 비전을 활용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자 한다.


사회적 기업가정신 이론Social Entrepreneurship Theory은 기업이 재정적 목표와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모두 추구할 것을 강조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기업가는 비즈니스 성공뿐 아니라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기업은 이익 추구를 넘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 그 수단으로써 전기 자동차와 재생 에너지 솔루션을 대중화하여 청정 기술 채택을 촉진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은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관행을 장려하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 이론의 강조점과도 일치한다. SpaceX가 제시하는 우주 탐사 및 식민지 개척을 통해 다른 행성에 인류의 존재를 확립하려는 비전은 인류의 장기적인 생존과 발전을 보장하려는 열망을 반영한다. 우주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고 우주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인류의 탐사 가능성을 확대하고 지구에만 의존하는 데 따른 위험을 잠재적으로 완화하는 것 역시 문제 해결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강화하는 목적에 기여한다.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재정적 성공과 인류의 안녕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비즈니스 통찰력과 사회적 사명을 결합하여 세상에 의미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연쇄 창업가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틸Peter Thiel은 그의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에서 독특하고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로 투 원이 제시하는 핵심은 기존의 아이디어나 제품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0에서 1로 나아가는, 즉 무에서 유를 추구하는, 진정으로 혁신적이고 독특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개념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방 불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머스크의 발상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제로 투 원의 사고방식과 부합한다. 머스크의 기업들은 현 상태에 도전하고 사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혁신적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그의 야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에서 혁신과 영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가가 미개척 기회를 파악하고 의미 있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담하면서도 기존의 접근과 대척점에 있는 새로운 방식을 취해야 한다. 머스크는 자신의 회사를 통해 산업을 재정의하고,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 시급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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