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을 내어 보는 또 다른 욕심
지난주에 바랬던 대로, 이번주는 조금 평온하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제가 이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늘 다루었던 욕심이라는 걸, 이번에는 휴식하는 것에 조금 내어보았거든요.
올 한 해 반년정도 혼자 사투를 벌이면서 깨달은 또 하나의 것은 바로 지속하는 것의 엄청난 힘입니다. 초반에 이것저것 다 하면서 달릴 때 주위에서 걱정 어린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고 쉬어가며 하라고 조언도 해주셨었는데 그땐 잘 안 들렸거든요. 일단 쌓아놓아야 여유도 부리고 쉬어가며 일도 하고 하는 것 아니겠나 싶어서요. 사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같은 템포로 계속 달렸다간 중도포기를 해버릴 것 같아서 조금 텀을 두며 지속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둬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지내온 덕분에 스킬이 이 정도 쌓여서 작업하는 속도가 많이 붙었고 원하는 대로 이번주는 저에게 강제로 여유와 휴식을 줘 보았습니다.
사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새로운 챌린지들이 있어서 여유를 부릴만한 것은 못되지만 이것도 욕심을 좀 내어 산책도 좀 하고 버스 타고 나가서 카페도 좀 가 보고,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멀리까지 나가보기도 하면서 일과 저의 삶을 살짝 분리시켜 놓는 한 주를 보내보았습니다. 업무 메일은 살짝 흐린 눈을 하고 꼭 해야 하는 일들만 한 다음에는 오롯이 저의 행복과 즐거움에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갑자기 세상이 컬러풀해지고 행복하더라고요. 진짜 별거 없는데도 잠깐의 일생각 없는 순간들이 정말 행복했어요. 이거구나.
잔뜩 조바심 내던 마음과 긴장감이 사라지니까 비로소 살 것 같다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더운 날씨를 한가득 맛보았어요.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감각을 통해 받아들인다는 게 이것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또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날짜가 지나가는 것도 좀 느끼고, 매일 태양이 떠오르고 가라앉는 것도 구경하고. 하루가 다르게 덥고 습해지는 공기의 변화를 느껴보기도 하는 거 생각보다 노력이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힘이 들 땐 하늘을 봐-라는 노래의 가사가 삭 스쳐 지나갔습니다. 일을 하고 몰입하는 동안에는 고개는 항상 지구의 중심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시야도 많이 좁아져서 그 순간 그 좁은 공간밖에 보지 못하는데 시간은 흐르고. 그래서 어쩌다 시계를 바라보면 헉.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단 말이야?! 큰일 났다..! 가 되어버리는 반복되는 삶. 그런데 이러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왠지 세상이 확 넓어지면서 공간의 모든 것들이 눈으로 와르르 쏟아져 들어오잖아요. 그러면서 정말 가사처럼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고 순간 평온해지더라고요. 모든 것들이 빛을 튕겨내고 그게 눈으로 들어오면서, 저 많은 것들이 사실 나와 함께 하고 있구나 하면서요. 갑자기 너무 감상적인 것 같지만은 사실 지난주의 제가 계속 이런 걸 느꼈거든요.
조바심이 나거나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 오히려 뻥 뚫린 곳을 찾아 떠났습니다. 아님 공간을 이동해 보거나요. 그 공간 속의 모든 것들이 나와 함께 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엄청 든든하고 힘이 나고 평온해졌거든요. 저는 이렇게 지난주를 살아내면서 또 새로운 극복방법을 하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마음이 흔들리는 분들이 계시다면은, 주위를 둘러보고 숨을 크게 한 번 내쉬어보세요. 그리고 눈을 감아서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하나하나 들어도 좋고 더 많은 무언가를 눈에 담아도 좋아요. 좋아하는 향기를 맡는 것도 좋고요. 평온을 되찾고 지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아무튼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아서 좋은 마음으로 오늘의 마무리를 해 봅니다.
다음 주에도 평온하고 행복하게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