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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울 Jun 24. 2024

내가 내는 욕심이 누군가에겐 부러움이 된다.

부지런함을 닮고 싶어요.


”작가님의 부지런함을 닮고 싶어요. “


유난히 지난주에 많이 들은 이야기가 있어요. 부지런하다는 말을 적지 않게 들으며 자라왔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나 그래도 아직 잘 살아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아니에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넘겼을 터인데, 지난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난주에 나는 한껏 욕심을 부린 사람이었어요. 좋은 의미에서 참여했던 챌린지들이 와르르 겹쳐버린 주간. 어떤 것은 마지막주 어떤 것은 시작하는 주 어떤 것은 한참 진행 중인 주. 그래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그 와중에 외주들은 밀려들어왔죠. 프리랜서가 된 이후 처음으로 주말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랐습니다. 어차피 주말에도 일은 할 것이었지만, 담당자분들은 업무확인을 안 하시니까 그럼 나에게는 여유 있게 조절할 수 있는 게 또 주말이니까.


그렇게 주말을 기다리고 있던 어느 평일 저녁, 인사이트도 괜찮고 성장하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비판적 피드백을 받고선 그대로 마음이 고꾸라져버렸어요. 눈물이 줄줄 흘렀고요. 원래 피드백이란 것이 받아들일 것만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한 수용인데, 나는 그러지 못하고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문장들에 한없이 슬퍼졌던 것 같아요. 남편에게 위로를 받고 그다음 날 다른 동료작가분에게는 또 다른 위로를 받았어요. 그러고 나니 좀 차분해진 마음으로 그 피드백을 바라보게 됐어요. 이 악물고 열심히 달려온 지난날들에 대한 부정으로 보지 않고 내가 수용할 수 있는 것들만 한 번 받아들여보자. 그런 마음으로. 그렇게 겨우 한 고비를 넘기고 주말이 찾아왔습니다. 한없이 평온했고 여유로웠던 날들이었어요. 뭔가 새로운 소식이 있었지만 난 그걸 잘 헤쳐나갈 자신이 있었기에 큰 동요는 없었습니다. 다만 좀 더 열심히해내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지요.


그렇게 시작된 월요일 아침. 여기저기 벌려놓은 일들 중 두 가지가 나의 한 주를 행복으로 만들었어요. 스톡이미지를 업로드하며 소소한 수익들을 만들어내고 있던 미리캔버스 6월 수익이 만원을 넘겼고(두 달 만에 일어난 결과다.), 유튜브 스튜디오에서는 지난주 고꾸라진 마음으로 꾸역꾸역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의 성과가 그 어떤 때보다 좋아서 아주 좋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아주 좋다. 그거면 된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너무 뿌듯했거든요. 욕심을 아득바득 내었던 지난주가 나에게 이런 성과를 내준 것 같아서 이번주의 시작 인스타스토리로 이 둘을 업로드했어요. 시작이 좋다면서.


그러고 받은 디엠들. 그 속에는 나의 부지런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단하고 닮고 싶다고. 왠지 울컥했어요. 날 보는 사람들은 나에게서 부지런함을 느껴주는구나. 나는 욕심을 낸 것인데 그게 부지런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구나. 누군가 욕심을 내어 이것저것 하는 걸 볼 때 나는 아 너무하는 거 아닌가 저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내가 내는 욕심은 긍정적으로 비친다는 것이 새롭고 신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또 한 번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았어요. 뾰족하기보단 이리저리 둥글게 넓은 사람이 되어야지. 이것저것 다 욕심을 내어 해내봐야지. 나의 한계를 만나봐야지.


지난주 내내 참 힘들고 정신없었는데 오늘 일어난 모든 일들이 이번주 브런치를 행복과 평온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벌써 미화되어 버린 기억. 아무렴 어때. 좋아진 것 아닌가. 앞으로도 일희일비하는 욕심쟁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주도 행복한 마무리이기를..!

이번주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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