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 번역서 출간 소식전해요
싱가포르 출장 중 지인에게서 연락을 받았어요. 아마존 교육 분야 1위인 《Positive Discipline for today's busy parent》책을 번역할 수 있는 그야말로 바쁜 직장인 학부모를 찾는데, 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해요. 기회는 이렇게 운명처럼 오는 걸까요?
저는 '독서, 글쓰기, 영어'라는 세 꼭지를 늘 가슴에 품고 삽니다. 매일 15분 독서를 실천하며 년 50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씁니다. 10년 전에는 '번역작가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번역작가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스터디까지 했어요. 직장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개인의 꿈은 잊고 살다가, 2년 전에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초보 작가의 여정을 시작했죠.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고,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면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습니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기업 중 영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영어로 글쓰기를 강조하는 회사에 다니죠. 영어가 업무에도 중요해서 손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학습하고 영어 동호회 회장까지 역임하고 있어요.
번역은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완벽한 방법 같았죠. 일단 원서를 충분히 읽어야 하고, 원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글쓰기로 풀어내야 하니까요. 책의 영어 문장을 거의 다 외울 거라는 허황된 욕심은 안비밀입니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궁금한 마음에 원서를 정독했어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거나, 저와 생각이 다른 저자의 책은 번역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했고, 반성도 하며, 새롭게 배웠어요. 일하는 부모가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젊은 사람에게만 자기계발서가 필요한 게 아니라 부모에게도 가이드가 필요하거든요. 여러 곳에 밑줄을 그으며 읽은 책의 번역작가가 된다는 게 신기했어요.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는 제가 두 아이를 키우며 겪은 경험 그 자체입니다. 일과 삶의 통합은 제가 평소에 주장하고 실천하는 메시지입니다. 실수는 학습의 기회고, 부모가 아이의 롤모델이 된다는 내용 역시 제 인생 철학이죠. 반면 이 책에서 강조하는 친절하면서 단호한, 권위 있는 양육 방식은 발휘하지 못했네요. 저는 친절하기만 했지 단호한 훈육 면에서는 부족한 엄마거든요.
원저자 세 명 모두 교육자고 코치입니다. 저 역시 교육학을 전공했고 기업에서 교육과 코칭을 제공하죠. 책에 나오는 이론적인 내용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전공 분야입니다. 일, 육아,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죠. 때로는 아이의 삶보다 제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는 모진 엄마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아이에게는 사회인으로서 충분한 롤모델이면서도 마음 약한, 사랑이 넘치는 엄마이자 친구죠. 글쓰기 취미에 푹 빠져 개인의 삶을 즐기는 중이니 이 책에서 권하는 삶을 누린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작년 본격적인 번역작업을 하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는 것을 간과했어요. 저자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면서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쓰려니 고민이 깊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성인이 된 아이와 남편은 여전히 챙기고, 개인적인 삶도 누리는 상황에서 번역을 했습니다. 번역은 글쓰기와 달리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바쁜 일정은 모두 끝났습니다. 평일 저녁과 주말마다 엉덩이의 힘으로 버틴 시간이 그립기까지 해요.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책을 번역하면서 깨달음을 얻었어요. 저는 성장 과정에서 칭찬을 갈구했는데 격려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저 역시 아이들을 충분하게 격려하지 못했더군요. 이미 다 컸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격려가 필요합니다.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며 어떻게 격려할 수 있을지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가려 해요.
여러분 주변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분에게 이 책을 권해주세요.
《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제인 넬슨 외 지음, 장윤영 옮김
바쁜 부모는 나쁜 부모가 아닙니다. '슈퍼맘', '슈퍼대디'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내려놓고 직장과 가정에서 자기 강점을 살려 행복하게 성장하는 삶은 꿈이 아니라 생활의 기술입니다. 어쩌면 여러분 자신과 자녀 양쪽을 위한 비현실적인 기대나 두려움, 걱정을 멈추는 것이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아이에게 생기는 모든 일을 통제할 수 없지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서로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두 가지 삶의 영역을 통합하고, 긍정의 훈육법을 활용해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 인간관계를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가득 담겨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