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어떻게 관리할까요?
현재의 나는 과거의 결과고, 미래의 나는 현재의 결과다
여러분은 지금 자신의 마음을 챙기고 있나요?
일을 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었거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여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두 가지 부류의 인간상을 봅니다.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부류와 어떻게든 수습해서 일이 제대로 흘러가게 만드는 부류입니다. 결과가 좋으면 책임을 전가하던 사람은 신기하게도 영웅이 되고, 수습하려 노력했던 사람은 당연히 자기 일을 한 사람이 됩니다. 직장에서 이렇게 영웅이 된 사람을 소위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올리는 사람’이라 부릅니다. 일명 프리 라이더(Free Rider, 스스로 한 일 없이 다른 사람이 한 일에 묻어가는 사람)입니다.
우리 마음은 정교한 시간 여행 전문가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과거로 되감을 수 있다. 혹은 우리가 하고 싶은 다음 계획을 위해 미래로 빨리 감기도 한다. 마음의 시간 여행 모드를 매우 빠르게 과거나 미래에 놓는다. 주의를 기울이려고 하는 순간에도 그렇다. 과거 사건을 다시 생각하고, 후회하면서 머무른다. 혹은 마음을 미래로 빨리 감아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최악의 상황으로 상상하거나 걱정한다.
_ 딴생각하는 마음 길들이기 (TED 강연, 아미쉬 지하)
대부분의 조직에는 프리 라이더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 때문에 묵묵하게 일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까요? 제가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에 프리 라이더보다 더한 ‘썩은 사과’ A가 있었어요. 항상 부정적이고, 다른 사람과 협조하지 않고, 혼자 잘난 척했죠. 사장에게 동료를 험담하며 자신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했어요. 고객사에 가서도 매너를 보이지 않아 불만이 접수되었고, 그 고객사엔 더 이상 갈 수 없었죠. A때문에 동료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한 번은 같이 프로젝트를 한 결과물에 오류가 있어서, 주중에 나누어 작업하여 그다음 주 월요일에 고객사로 납품하기로 했어요. A를 제외한 모든 직원은 납기인 금요일에 맞춰 자신의 분량을 마무리했으나, A만 자신의 몫을 하지 않았습니다. A가 약속을 어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수습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웠습니다. 주말을 다 투자해도 A 혼자서 하기 어려운 분량이어서, 저를 포함한 몇몇 직원이 그의 몫을 다시 나누어 주말에 출근하여 마치기로 했습니다. 정작 A는 교회를 가야 한다는 핑계로 일요일에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없이 일요일에 나온 직원만 A가 애초에 했어야할 일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가끔 프리 라이더나 A와 같은 썩은 사과 때문에 직장생활이 고달픕니다. 물론 직장에는 A와 같은 썩은 사과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사의 폭언이나 괴롭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불평하거나 대충 일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할까요?
전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현재 근무하는 곳이 가장 좋은 직장이다.’
최상의 직장이 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월급을 많이 주는 곳? 복리후생이 좋은 곳? 정시 출퇴근하는 곳? 좋은 팀장이 있는 곳? 나를 인정해 주는 곳? 실력이 뛰어난 동료가 있어 자극받고 배울 수 있는 곳? 내가 성장하는 곳? 비전이 있는 곳? 여러 조건이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점은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직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만족스럽지 못하여 이직하면 다른 곳을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친구는 개미지옥을 피해 직장을 옮겼는데, 옮긴 곳이 파리지옥이었다고 후회하더군요. 현재 직장이 만족스러워야 다른 곳을 가더라도 후회가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현재 직장을 좋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좋은 점이 있으면 더 감사하고,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다니는 회사는 좋은 직장이니까 제가 좋게 만들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A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A가 다른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주니까 내보내야 합니다.”는 직언을 사장님에게 했다가 오히려 저만 사장님의 미움을 샀어요. 사장님은 “A가 인간관계는 나쁘지만, 실력이 있다고 믿어.”라고 말씀하셨죠.
사장님은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A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퇴사한 후에야 A도 결국 퇴사했습니다. 저 역시 참지 못하고 A보다 먼저 퇴사했지만 말이죠. 결국 사장님은 모든 직원을 놓쳤습니다.
저는 더 이상 정교한 시간 여행 전문가가 아닙니다. 한때는 잠시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했어요. 이제는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아요. 후회하는 일이 순간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A 같은 사람과 일했던 경험은 더 악랄한 동료를 만나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해 줍니다. 불합리한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일했던 경험은 어떤 어려움도 견디는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어떤 경험도 지나고 나면 소중한 교훈으로 남았어요.
미래를 두려워하는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두렵지 않겠어요? 어느 날 닥칠지 모르는 퇴직 통보, 100세 시대 은퇴 후 생계 걱정, 건강 걱정, 죽음의 공포. 온통 두려움 투성이죠. 이런 두려움 때문에 현실을 저당 잡히는 게 올바른 선택일까요? 그래도 저는 최후의 보루가 있어요. 《핸드메이드 라이프》, 《조화로운 삶》에서 얻은 지혜인데, 자급자족하는 삶입니다. 욕심만 버리면 미래는 걱정 없어요. 모두가 다 욕심에서 나오는 두려움입니다.
동료들과 하는 흔한 인사말이 있어요.
“언제 한번 밥 먹어요.”
전 가급적 이 말을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즉시 일정을 확인하여 약속을 잡으면서 말하는 게 더 좋아요.
“이날 우리 밥 먹어요.”
현재의 저는 과거가 만든 결과고, 미래의 저는 현재가 맞게 될 결과입니다. 자신이 멈춰 있는 이 지점, ‘지금, 여기, 나’가 가장 소중합니다. 현재를 차곡차곡 잘 쌓아가면 알찬 과거가 되고,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됩니다. 살아 있는 날 중에서 가장 젊은 오늘, 여러분은 무엇을 할 건가요?
최상의 직장이 되기 위한 여러분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현재에 집중하기 위한 여러분만의 방법이 있나요?
여러분은 미래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나요?
신간 《아이 키우며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건》의 내용 중 한 편을 매주 화요일 연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