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글쓰기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나찾글) 모임을 7기째 진행하고 현재 8기를 모집 중이다. 강사인 내가 진행을 잘해서 참여자가 만족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도 추천해 줄까?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슬프게도 진실은 그게 아니었다. 왜, 무슨 이유로, 사람들은 나찾글 같은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는 걸까?
이미 글쓰기가 습관으로 자리 잡고, 글감이 넘치는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신기하게도 혼자 하라면 못할 일도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난다. 고통을 나눌 수 있어서 그런 것일까? 마감의 압박이 모두에게 부과되다 보니 함께 마감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혼자 마감을 어기면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되니 그 또한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은유 작가나 김은경 작가 모두 합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제 수업에 활용한다. 합평을 하면, 다양한 독자의 관점을 얻을 수 있다. 글쓰기 강사가 주는 피드백은 한 명의 의견이지만, 함께 글을 쓰는 문우들의 피드백은 제각각이다. 글을 읽는 독자는 한 명이 아니므로 가급적 많은 사람의 반응을 확인하고 고쳐 쓰는 게 도움이 된다.
한 번 읽어서는 글에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때로는 이전 글을 읽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까지 말해줄 필요도 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의 글은 부정적이었는데, 이번 글은 긍정의 단어들이 많아서 더 공감되었다."라는 식으로 평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모두가 같은 주제로 글을 썼기에, 어떤 고민을 하고 글을 썼는지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또한 평을 하다 보면 말 실력도 늘고, 자연스럽게 글 실력으로 연결된다. 말과 글은 분리할 수 없다.
글쓰기를 배우는 과정은 작가 혼자 만의 고독한 싸움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쓰며, 합평을 듣고, 다른 사람 글을 읽으며 이루어진다. 즉, 사람을 통해 배운다.
당신은 글을 쓰기 위해 누구를 만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