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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래판코치 Feb 05. 2018

칼로리 계산이 의미 없는 이유

SBS 스페셜 칼로리란(亂) 리뷰

<칼로리 계산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체중조절을 목표로 칼로리 계산법을 따를 경우 약 95.4%는 실패한다고 한다. 이는 금연 실패율인 94.5%와 비슷한 수치다." - <칼로리의 거짓말> 中


지난주, SBS 스페셜에서 <칼로리란(亂)>이란 제목으로 오랜만에 다이어트를 주제로 2부작 다큐가 방영됐다. 다큐의 결론으로 시작해보자. 이번 다큐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숫자에 집착하지 마라.

둘째, '양'보다 '질'이다.

셋째, 답은 너에게 있다.


오늘은 위 세 가지를 바탕으로 칼로리에 대한 논란을 정리하려고 한다.


1.

[숫자에 집착하지 마라]

"어차피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없다. 칼로리에 집착하지 마라."

SBS 스페셜 칼로리란

<4명 영양학자의 음식 칼로리 맞히기> 실험에서는 '실제 칼로리'와 '추정 칼로리'가 50%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처럼 뉴욕대 교수 매리언 네슬도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운동을 통해 소비한 칼로리의 측정도 마찬가지다. 측정 기계마다 +10%에서 -37%까지 차이가 났다.


'섭취한 칼로리 - 소비한 칼로리'는 대부분의 다이어트 관련 서적에서 나오는 체중감량 칼로리 공식의 큰 틀이다. 칼로리를 제대로 계산할 수도 없는데 이 공식이 의미가 있을까? 이젠 복잡한 칼로리 공식을 이용해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잠깐! 아이러니한 칼로리 이야기]


칼로리를 논하기 앞서 간단하게 '칼로리 계산'개념의 탄생 일화를 살펴보자. 19세기 미국의 농화학자 애트워터는 가난한 노동자가 최저비용으로 필요한 열량을 섭취할 방법을 찾기 위해 칼로리 계산법을 만들었다.(당시 영국 인구의 10%는 영양부족에 시달렸고 한다.) 약 1,000가지 식품의 칼로리를 계산하며 만든 칼로리란 1g의 물을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이다. 증기기관차가 석탄을 태워 움직이는 것처럼 인간의 몸도 음식을 태워 움직인다고 생각해 만든 개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9세기 가난한 노동자가 '잘 먹기' 위해 만들었던 칼로리 계산법은 오늘날엔 '잘 빼기'(다이어트)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2.

['양'보다 '질'이다]

SBS 스페셜 칼로리란

오차범위가 큰 애트워터의 칼로리 계산법이 무의미하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아쉽게도 아직까진 대안이 없다. 대신 이번 다큐에서는 칼로리의 '양'이 아닌 '질'이 중요하다는 실험을 보여준다. 위 사진의 주인공인 쌤은 3주간 5,000칼로리의 고지방식사를 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칼로리 공식대로라면 6kg의 늘어나야하지만 1.3kg만 늘어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허리둘레가 3cm 감소되었다는 것! 위 실험에서도 칼로리 계산이 우리의 몸에 맞지 않는 것을 보여주었다.

SBS 스페셜 칼로리란

쌤은 이어서 5,000칼로리의 고탄수화물 식단을 3주간 진행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영국인들이 주로 먹는 패스트푸드를 중심으로 먹었다. 이번의 결과는 예상과 비슷했다. 체중 7kg이 증가하고 허리둘레도 9cm나 늘은 것이다. 쌤이 진행한 셀프 실험은 같은 5,000 칼로리의 식단이지만 탄수화물이 중심이냐 지방이 중심이냐가 달랐다. 보다 큰 차이점은 칼로리의 '질'이다. 고지방식단에서는 양질(자연식품)을 섭취했고, 고탄수식단에서는 저질(가공식품)을 섭취한 것이다. 오해하지 말자. 고지방 식단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쌤은 고'질'의 식단을 강조한다.

SBS 스페셜 칼로리란 ('좋은 칼로리 vs 나쁜 칼로리' 싱크대 비유)

<칼로리의 거짓말> 저자 조나단 베일러는 좋은 칼로리와 나쁜 칼로리를 싱크대를 통해 쉽게 비유했다. 좋은 칼로리를 섭취는 물(음식)의 양이 많아도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싱크대(우리 몸)와 같고, 나쁜 칼로리의 섭취는 싱크대의 배수관을 막아 물이 흘러넘치는(살이 찌는) 싱크대와 같은 것이다. 조나단 베일러의 주장은 쌤의 셀프 실험 결과와 같다. 코넬대학의 연구에서도 위 논리는 증명된다. 양질의 음식을 섭취한 집단에게 저질의 음식을 섭취한 집단보다 1,800칼로리를 더 먹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질 식단 집단보다 86.5%의 체지방을 더 감소시켰다. 즉, 비만은 칼로리 섭취를 너무 많이 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인 것이다. 따라서 칼로리를 볼 땐 '양'이 아니라 '질'을 봐야 한다.

<칼로리의 거짓말> 조나단 베일러가 추천하는 양질의 식단


3.

[답은 너에게 있다]

"대세는 '저칼로리'다이어트가 아니라 '호르몬'다이어트다."

SBS 스페셜 칼로리란

SBS 스페셜의 PD도 쌤과 비슷한 셀프 실험을 했다. 2주는 2,200kcal의 고지방식단을 먹고, 다음 2주도 같은 2,200kcal지만 고탄수화물 식단을 먹어봤다. 결과는 두 식단 모두 4.3kg / 2.6kg을 감량했다. 쌤의 결과와 사뭇 다르다. 쌤과 다르게 고탄수화물 식단에서도 체중을 감량한 이유는 단순하다. 패스트푸드 위주의 쌤과 달리 PD의 식단은 천연재료로 영양사가 직접 조리한 '양질'의 식단이었기 때문이다.

SBS 스페셜 칼로리란

여기서 두 식단의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호르몬의 작용! 설명에 앞서 간단히 그렐린/렙틴 호르몬의 개념을 잡고 가자. 그렐린 호르몬은 '식욕 자극'호르몬으로 혈당이 떨어지고 공복감이 길어지면 분비되는 호르몬이고, 렙틴 호르몬은 '식욕억제'호르몬으로 혈당이 올라가고 포만감이 들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PD의 고지방 식단에서는 그렐린/렙틴 호르몬의 정상 작용이 일어났으나 고탄수화물 식사에서는 호르몬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즉, 양질의 고지방식단에서는 몸이 포만감을 느꼈지만, 양질의 고탄수화물 식단에서는 느끼지 못한 것이다.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는 식단을 지속하게 되면 우리 몸은 음식을 먹어도 먹어도 더 먹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양질의 고탄수/고지방 식단. 두 식단 모두 체중감량에 성공했지만 호르몬의 작용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호르몬이 제대로 작용하는 고지방식단이야말로 PD에게 알맞은 다이어트에 식단인 것을 알 수 있었다.

SBS스페셜 칼로리란

정리하면서 마무리해보자. 칼로리의 정확한 측정 자체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칼로리의 '양'은 무의미하다. 즉, '탄수화물이냐, 지방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식의 '질'이 중요한 것이다. 단순히 질 좋은 칼로리를 넘어 우리 몸이 말하는 소리(호르몬의 정상 작용)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칼로리의 질과 호르몬의 정상 작용이 연결될 때야말로 좋은 다이어트 식단인 것이다.

 

<SBS 스페셜 칼로리란>의 마무리는 조심스럽다. 어떤 식단이 맞다고 말하지 않고 PD와 쌤처럼 자신의 식단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모호한 결말이지만, 사실 이 결말이야말로 정답이다. 쌤과 PD의 식단이 우리 모두에게 맞을리 없기 때문이다. 직접 실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찾아야 한다. 그 식단의 기준은 칼로리의 양이 아닌 질, 그리고 우리 몸의 호르몬에 달려있다.


다큐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숫자에 집착하지 마라.

(칼로리 계산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둘째, '양'보다 '질'이다.

(목마르다고 녹조라떼 먹지 말자)


셋째, 답은 너에게 있다.

(나에게 맞는 식단을 직접 찾아보자)


p.s.

* 다음편에서는 칼로리의 질이 높은 식단과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한 책 : <칼로리는 거짓말> - 조나단 베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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