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는 여름철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여름철새에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친숙한 새로 여겨졌어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제비에게 집 한편을 내주고 무사히 새끼를 길러내는 것을 허락해 줬지요. 둥지를 틀면서 생기는 똥을 싸고 파리가 들끓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감수하면서 말이에요. 요즘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제비 수가 부쩍 줄어들었어요. 둥지를 만들 수 있는 기와집이나 초가집 대신 서양식 건축물이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또한 농사에 농약 등을 많이 사용하면서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시골 마을에 가면 여전히 강한 생명력으로 인가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길러내는 제비를 만날 수 있어요.
가축이나 애완동물로 길들여지지 않는 새들은 대부분 사람을 무서워해요. 그래서 사람이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면 멀리 날아가기 바쁘죠. 하지만 야생에서 살아가는 새 중에는 제비처럼 사람 곁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러내는 녀석도 있죠. 녀석을 곁에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은 창의력을 훈련하는데 매우 많은 도움이 돼요. 둥지를 짓고,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알을 품고, 먹이를 먹여 어른 새로 성장시키는 것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럼 이번에는 제비를 통해 여러분의 관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연습을 해보도록 해요.
제비를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여러 가지 질문이 생길 거예요. 그러한 질문은 책이나 전문가들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방법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직접 해결해보는 것이 좋아요.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말이에요.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제비가 알을 품는 기간이에요. 그리고 암컷 혼자서 품는지, 아니면 수컷과 교대로 품는지 관찰해 보는 거죠. 또 제비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모습도 관찰해 보세요. 주로 어떤 먹이를 잡아서 먹이는지, 새끼에게 어떤 순서로 먹이를 주는지 말이에요. 그렇게 함으로써 제비가 가진 생태를 쉽게 알아갈 수 있어요. 또 그러한 탐구를 통해서 오감을 연습하는 훈련도 할 수 있어요.
제비는 야생의 새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어요. 가장 먼저 관찰해야 할 것은 둥지를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어떤 재료를 이용해서 어떤 구조로 만드는지 알아보는 거죠. 녀석은 둥지를 지을만한 집을 찾아다녀요. 집안 구석구석을 한참 동안 탐색하다가 집을 지을 장소를 찾으면 집을 짓기 시작하죠. 집을 짓는 재료는 논에 있는 진흙이에요. 녀석은 진흙을 물고 와서 집을 짓죠. 보기에는 허름하고 금방 부서질 것 같이 보이지만 녀석에게는 아주 튼튼하고 소중한 보금자리죠. 둥지가 만들어지면 제비 부부가 짝짓기를 한 뒤 알을 낳아요.
자연은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기에 좋아요. 특히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는 관찰기록장은 메모 습관을 기르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제비를 관찰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집중력과 관찰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어요. 이때에는 관찰 관점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아요. 새끼 제비가 알에서 깨면 이때부터는 엄마 제비가 정성스럽게 키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온갖 먹이를 잡아다가 새끼 제비에게 먹이죠. 새끼를 키우는 동안 제비 어미는 깃털 색도 바래고, 몸무게도 빠질 만큼 온갖 정성과 희생을 하죠. 그렇게 해서 하나의 생명이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등장하게 된답니다.
제비는 귀소 본능이 매우 강한 새에요. 지난해 둥지를 지었던 집을 잊지 않고 찾아가서 둥지를 수리해서 사용하죠. 그런데 제비는 왜 하필 사람들 근처에서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키워내는 걸까요? 대부분의 새는 사람들을 피해 둥지를 짓고 새끼를 길러내는데 말이죠. 그것은 사람 곁에서 새끼를 길러내는 것이 번식 확률이 높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사실은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에요. 수십만 년에 걸쳐서 녀석들 스스로 배워 온 것이죠. ‘사람이 가장 위협적이다’는 고정관념을 ‘사람이 위협적인 만큼 다른 천적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실제로 제비와 비슷한 습성을 지닌 다른 새들은 뻐꾸기의 탁란이 새끼를 길러내는 데 큰 위협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제비는 탁란으로부터 자유로워요. 또 제비를 공격하는 다른 천적으로부터 안전하게 새끼들을 길러낼 수 있죠. ‘사람은 위협적이다’는 사실을 뒤집어서 안전하게 새끼를 키워내는 제비의 생존전략이 꽤나 창의적이지 않나요? 여러분도 제비처럼 생각의 틀을 완전히 깨부숴버리세요. 그러면 여러분도 창의적인 생각이 나올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