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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녀녕 Feb 12. 202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작은 흠이 있어도 썩 잘 살아갈 수 있다


[봄: 제 1부]


 계영배라는 과학적인 원리를 가진 술잔이 있다고 한다. 술을 7할 이하로 채우면 술이 새어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술을 따르는 순간 모든 술이 술잔 아래 구멍으로 새어나가 빈 잔이 되어 버린다. 한창 즐겨보던 퓨전 사극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술잔에 술을 따르며 위로를 건네는 장면을 통해 계영배라는 술잔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술잔을 사람에 빗대어 표현하는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주인공의 대사는 아래 내용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아. 어쩌면 이 계영배처럼 작은 구멍이 뚫려 있을지도 모르지.

스스로 만족한다면 꽉 채우지 않아도 썩 잘 사는 것이다.”


혼자 저녁밥을 먹으며 보다가 이 대사를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던 게 기억난다. 다행히도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창피함은 면했지만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말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는 말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고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마치 저울대에 주변 사람들과 나를

 올려놓고 끊임없이 비교를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그리 좋지 못했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었다.

이런 비교와 자책은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려는 모습과도 같았다. 그 덕분에 나는 술잔에 술이 모두 새어 나가는 것처럼 공허감과 무기력함을 경험했고

 이걸 극복하는데 한 계절이 지나갔다.


 나는 나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타인의 행동이나 말에 날이 선 태도로 대하지 않을 것이고 주인공처럼 타인에게 따뜻한 말을 건넬 여유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 여백의 미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조금 모자라면 어떤가. 그 모난 구석 덕분에 나의 다른 장점이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조금 모난 구석이 있어도 봐줄 만한 사람이다. 그냥 스스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계영배 술잔 얘기로 돌아오면 이 술잔이 드라마 설정상 있는 술잔이 아닐까 궁금했다.그래서 인터넷 검색창에 “계영배”라고 검색을 해보니

실제로 존재했던 술잔이며 지금도 판매가 되고 있는 도자기 술잔이었다. 그러다가 만약 송년회에서 동료와 상사들과 함께 계영배에 술을 주고받으면

 어떤 장면이 그려질까 생각을 해보았다. 서로 술을 넘치게 따르지 않아 적당히 마실 수 있어서 좋고 오고 가는 술잔에 좋은 덕담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었고  그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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