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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녀녕 Feb 15. 2024

책을 다 읽었다

애정이 담긴 책을 필사한다


[봄: 제 2부]


‘책을 다 읽었다’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책 한 권을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완독 했다는 의미가 있고 또 다른 의미로는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읽었다는 뜻이다. 예전에 나의 책 읽기 방식을 떠올려보면 전자의 의미가 강했다.

그래서 내가 구입했던 책들은 일회성에 그쳤고 책장에 먼지를 머금은 채 방치되곤 했다. 하지만 재작년 이사를 가게 되면서 짐을 줄이고자 책 정리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내가 책 정리를 할 때 다음번에도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다시 읽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으로 분류했다. 그다음 후자의 책들은 과감하게 정리했고 그 덕분에 책장에 내가 애정하는 스무 권 남짓한 책들만 남길 수 있었다. 나는 책도 옷과 아끼는 물건들처럼 개인의 취향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장에 책을 쌓아두는 의미가 아닌 내 취향을 담는다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이렇게 책 정리를 하고 나면 내가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책들의 공통점을 통해  나를 좀 더 알아갈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나 같은 경우는 작가들의 생각이 담긴 에세이와 심리 관련 책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책장의 책들을 보면서 특히나 나에게 깨우침을 주고 생각의 전환을 하게 만들어준 책들을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애정 어린 책들을 다시금 읽으면서 후자의 의미인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만큼 읽었다는 방식의 책 읽기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 째, 내가 갖고 있는 책들을 최소 세 번 이상 읽는 것이다. 같은 책이어도 처음 책을 읽을 때와 두세 번 읽을 때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비유들이나 내용들이 서서히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책의 내용은 같지만 나의 상황은 계속해서 달라지기 때문에 와닿는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왜 좋아했는지 혹은 내가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다시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동일한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새로운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책을 다시 읽을 때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필사하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똑같이 따라 쓰다 보면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 같이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되는 시대에 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행동이 두뇌에 좋은 자극을 주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어떤 행동이나 말들을 반복해서 하게 되면 무의식에 깊게 남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작가들의 긍정적이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생각들이 담긴 문장들을 필사를 통해 마음에 새긴다. 그 생각들이 내 마음속에 깊게 남아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나는 이 독서 방법을 통해 전보다 같은 상황을 긍정적이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단단해지고 있구나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좋은 문장과 좋은 글을 스스로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행동들이 결국 내가 내 삶을 애정하는구나라고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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