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단상]
운동 후 단상을 쓰게 된 계기는, 밀리의 서재에서 우연히 작가들의 루틴을 읽고 난 이후다.
정확한 제목은 '작가의 루틴:소설 쓰는 하루' 이다.
비교적 하루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작가들도 본인들의 일상을 건강하게 영위하기 위해 루틴을 잘 활용했다. 그 중 산책과 운동은 빼놓을 수 없는 하루의 일과였다. 운동을 하면서 정리가 안된 스토리를 바로 잡는다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곤 했다.
1. 복직 첫날
오늘('24년 8월 26일) 복직을 했다.
사실, 나는 변화를 굉장히 두려워하는 타입이다. 이걸 마흔 중반이 된 지금은 인정해야만 한다. 나
는 유연한 사람이 아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 생활 챕터2(휴직 이후의 회사 생활을 챕터2라고 부르기로 한다)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단, 3일이면 된다.
내 자신이 변화에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다시 책임져야할 사회적 나의 역할이, 일상의 루틴으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제법 필요하다.
2. 복직 전과 후 틀린 그림 찾기
휴직 선배 형준이는 말했다. 휴직은 직장의 명함을 뗀, 자연인의 나로써, 나 자신으로써, 온전히 하루와 남은 시간들을 버티는 경험을 하게 하는,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리허설이라고. 이 시간을 통과해야 더 풍족하게 퇴직 후의 나의 삶을 준비하고, 후회없이 보람차게, 삶의 마지막을 일궈갈 수 있을 거라고.
나는 형준이의 표현을 빌려, 내가 지나 보낸 지난 6개월간의 휴직의 참된 의미가 바로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업무 이외의 시간들로 하루를 꽉 채우는 경험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복직했는데 6개월이 마치 6일 같다는 표현이 딱 맞겠다. 마치 6일전처럼 업무가 그대로이다ㅎ
일이 많아서인지, 걱정했던 것보다 적응하는데 큰 에너지가 쓰이지 않았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하루가 후딱 갔다.
오늘은 팀원들에게 저녁을 샀다. 나로 인해, 나를 대신해 고생한 인원들에게 말로도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고생했지?'
표현에 박하지 말자. 좀 더 다정해지자.
이제 다시, 다른 의미에서의 일상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