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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무직일기 09화

그러니까 오늘도 무직이라고요?

면접을 너무 잘 봐도 연락이 안 온다는 썰을 보았다.

by 우연우

아, 예.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도 무직입니다.


실은 마지막으로 보았던(저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면접을 꽤 잘 봤거든요.

면접관들도 "그래도 저희 대표님은 한 번 만나 보셔야 해요.", "입사는 바로 가능하세요?"라고 물을 정도였죠.


근데 연락이 없네요.

어 그러니까 일주일째?

떨어졌으면 떨어졌다고 얘기라고 해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뭐 그래요. 그러다가 어제던가? 면접을 너무 잘 봐도 연락이 안 온다는 인터넷 썰을 봤어요.

뭐라고?


아니, 내가 면접 찢었다 생각했던 면접들이 전부 다 사실은 망한 면접이었다니....

아.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그러니까 면접은 복권인 건가요?

되면 당첨이고, 안 되면 낙첨인...

랜덤 가챠 게임인건가요?


객관적으로(실은 주관적일 걸요) 제 스펙이 서류에서 걸러질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력서도 기깔나게 썼어요.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고요.

최신 이력서 작성 기법 skill들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이러니까 약장수 같은데, 사실입니다.


어디를 가도, 뭐 개발자나 디자이너 같이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직군 제외하고서

제 이력서보다 더 뛰어난? 이력서는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이런 건방진 마인드가 저를 떨어트린 걸까요?


그래서 아시잖아요.

저는 스텔스모드 창업자인 거.

이왕 이렇게 된 거 저는 아무것도 없지만 창업자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사기꾼이 이런 식으로 하겠죠? 아마도.

여기서 옥장판만 팔면 진짜 사기꾼이 될텐데요.


예, 그래서 결론적으로 오늘도 무직입니다.

내일도 무직일 거 같고요.

모레도 무직일 거 같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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