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능력이 뭐 어마무시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정도 시간을 걸어보니, 그날 그날을 미루지 않는 게 능력이라는 걸 깨닫는다. 기민하고 민첩하게 나의 일을 감당해내며 사는 것, 그게 무엇이든 능하는 힘이었다.
비행기 티켓을 질러버린 후 한 달 정도 지났나,
이젠 덜컥 겁이 나 네이버 카페 '유빙', '체크인유럽'을 가입했다.
뭔가 급할 때 먼저 물어볼 만한 곳을 만들어놓고 싶었다. 가입 후 글 작성 가능까지 여러조건이 있기 때문에 서둘렀다.
그리고 캠핑카 렌탈을 했다는 블로그 후기와 유튜버의 최신 정보를 모았다.
먼저, 중요한 건 한국인이 경험해본 업체를 나의 캠핑카 렌탈 리스트에 올려두는 일! 일반 자동차 렌터카만큼 후기가 다양하진 않기에, 의외로 업체는 빠르게 정리해볼 수 있었다.
ⓒ https://indiecampers.com 한글번역 페이지 모습
1. 인디 캠퍼스 indiecampers
<사랑과 전쟁>이란 작품으로 많이 알려졌던 배우이자 지금은 여행유튜버 민지영 씨가 과거 미국에서 이용했던 업체다. 현재 이 부부는 개조한 캠핑카와 함께 유럽여행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 그 도전을 감행하게 만든 첫 만남이 미국 캠핑카 여행이었다. 그 미국여행에서 indiecampers 업체의 장점이 종종 언급되고 있으니, 업로드한 영상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캠핑카 운행을 하면서 다소 문제가 생겼을 경우 픽업했던 곳이 아니더라도, 해당 브랜드 업체가 근처에 있다면 미리 연락을 취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한편, 하단 도움말센터에 들어가면 '호스트 되기'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에어비앤비처럼 개인간 공유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직접 확인해가며 예약절차를 밟길 바라는 마음이다. 만약 추측한 부분이 맞다면, 차 컨디션이 업체 관리와 다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반납 후 차량 체크를 하는 부분에서 플랫폼 업체와 소유자 간의 소통이 잘 되지 않을 경우의 변수도 잘 염두해야 할 듯하다.
ⓒ https://freeway-camper.com 한글번역 회사소개
2. 프리웨이 캠퍼 freeway-camper
이건 내가 이용한 업체이다. 거의 한국인 후기가 없을 거라 예상되는 유럽 캠핑카 플랫폼 업체다. 주로 독일 픽업을 메인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이용한 업체라고 해서 이곳을 절대적으로 믿는 것은 지양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경험담이 이어지겠지만 후기 정도로 참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길 선택했던 건, 무조건 수동이 아닌 자동기어변속 캠핑카를 골라야 하는 우리에게, 아무리 나름 인지도 있는 큰 규모의 업체여도 적합한 차량 고르기란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여름 성수기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이에 구글링으로 해당 조건에 대한 영어 키워드를 써가며 살펴보다가, 어느 정도 부합한 캠퍼밴 모델명 발견!
Campervan 600 - VW Grand California for 2
이것만 집중적으로 파다보니, 프리웨이 캠퍼 사이트를 만나게 된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게으름 말기 환자에 극P 성향을 가진 나는, 남편에게 하루 컨펌의 시간을 부탁한 후 또 다시 질렀다. 그때 남편의 코멘트는, 이랬다.
"대안이 없어. 우리가 몰 수 있는 차 모델은 현재 이것뿐인데, 원하는 기간에 렌탈 가능한 것도 이게 전부야. 곧 우린 비행기를 타야 하잖아. 이거라도 얼른 잡아야 해."
참고로, 인디 캠퍼스와 이곳이 조금 다른 부분이라면, 렌트카 파트너가 되기 위한 조건에 '최소 5대 이상 차량 제공 및 주차공간과 사무실이 있는 곳' 등이 적혀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 렌탈보단, 업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성격을 보여주는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우린, 예약할 때 홈페이지에서 이 차를 보유한 업체 주소를 바로 볼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구글에 검색하면 해당 렌터카 사무실 업체 현지인 후기와 여러 사진을 만날 수 있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었다.
ⓒ https://www.motorvana.com 한글 내용
3. 모터바나 motorvana (DRM 중계사이트)
보통 유럽 캠핑카 여행 살펴보면 오래 전 글에 DRM이란 이름을 만나게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그 업체에서 바로 예약을 하는 것보다 모터바나를 통해 하면 좀 더 저렴하다는 후기가 발견되는 게 독특했다. 또한 캠핑카 예약 자체가 기간이 길 경우 비행기 티켓 가격보다 훨씬 크기 마련인데, 예약을 하고 픽업 시 결제를 했다는 이야기도 본 터라 이 부분이 정말 맞는지 검증을 잘 해나가면서 추진해야 좋을 것 같다.
이 외에, ROADSURFER는 자동기어변속일 경우 참고할 만하단 말이 있으며, MCRENT 업체는 한국인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잘 확인해봐야 할 듯하다. 여기서 잠시 덧붙이자면, 사실 내가 이용한 프리웨이 캠퍼 사이트 예약 시 나의 나라를 설정해야 하는데 사우스코리아가 없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정말 수많은 나라들이 리스트에 있는데 한국만 보이지 않아서 필수항목으로 등록 시 그냥 독일로 지정하고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또한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 국제운전면허증 인정 부분이 타 유럽국가와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추후 이런 이야기들도 천천히 다루려고 한다.
3,246 €(보험포함)
보증금을 제외한 우리의 한 달 캠핑카 예약금.
무이자할부 따위 기대할 수 없는 낯선 외국에,
이 큰 금액을 지불하고 도착하기까지 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결코 사라지지 않던 불안함이 떠오른다. 체크카드는 또 두려워서, 수수료 없다는 신용카드로 결제해 조금이라도 후에 금액 빠져나가길 바랐던 그날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혹시 몰라 유이자할부라도 해볼까 싶어 카드사에 전화했지만 해외결제 이벤트 없는 달의 어마무시한 하루 이자 금액을 듣고 바로 통화를 종료했던 나의 표정도 오버랩된다.
그 시간들 속에서 네이버 카페 유빙에 어느 분과 톡톡 시스템으로 우연히 대화를 나눴을 때, 나의 예약금이 꽤 합리적이라며 업체가 어디냐고 들었던 날도 있었다. 주재원으로 독일 경험이 있던 분인지라, 현지 로컬 업체가 훨씬 가격이 저렴하지만, 신뢰 부분에서 도전하기 어렵고 영어소통이 안 되는 현장 사무실 직원을 만났을 경우 여행기간 동안 더 난감하다는 게 단점이라고 조언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름 검증해본 유럽 캠핑카 여행 업체 리스트를 하나씩 읊어보니, 지른 후 떠밀린 것치곤 상당히 애를 썼던 것 같아 새삼 뿌듯해진다. 나불대던 그 지불력은, 오늘도 여전히 살아있다며, 브런치 스토리를 용기내 시작한 나의 지름에 대해서도 훗날 또 기특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란 녀석이 입꼬리를 살며시 잡아당긴다. 그렇게 다음 주 월요일도 이곳에서 다시 만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