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사건에서도 문제가 되었고, 최근 '검정고무신' 사건에서도 저작권 양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창작자가 저작권을 통째로 빼앗기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계약서에 서명한 작가 잘못이라곤 하지만, 이를 과연 대등한 주체 간의 계약인지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창작자들, 특히 데뷔를 간절히 희망하거나 당장 생활비가 급한 작가들이라면, 작품을 발표할 기회만으로도 너무나 절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일종의 '궁박' 상태에 놓여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출판사나 제작사에서 저작권 전부를 가져오는 계약서를 내밀었을 때, 이를 거절하거나 수정할 엄두를 못내는 작가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해리포터>를 쓴 조앤 K.롤링이나 스티븐 킹만 하더라도, 수십, 수백 군데 출판사에서 처음에는 거절을 당했었다. 만약 출판사에서 이런 작가들의 절실함을 간파하여, 모든 저작권을 빼앗는 계약을 체결했다면, 지금쯤 롤링이나 킹도 영화나 번역서 등으로부터 아무런 수익도 얻지 못했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는 이런 불공정 계약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저작권(저작재산권) 양도의 경우 최대 5년이나 10년 정도만 유효한 법조항을 두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다. 지금은 계약서에 '저작권 양도'라는 딱 한 줄이 어디 숨겨져 있더라도, 거기 서명만 하면, 창작자가 저작권을 다 빼앗겨버릴 수 있는데, 법을 잘 모르는 창작자들은 정말 큰 피해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물론, 저작권 중에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도 있긴 하다. 가령, 성명표시권 같은 건 양도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저작자의 성명 표시(출처 표기)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저작권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쉽지 않은 입장의 작가들도 많고, 그런 이야기를 꺼낼 엄두도 못낼 만큼 어려운 상황인 경우도 많다. 결국에는 이런 문제는 법이 어느 정도 보호해주어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약관규제법처럼, 창작자를 보호하는 저작권규제법 같은 것이 생겨도 좋을 듯하다. 창작자 개인이 기업인 제작사 등과의 관계에서 을이 될 수 있는 경우가 너무 많고, 이는 체계적인 법의 보호 없이는 실질적으로 보호되기 어렵다. 연예인이나 아이돌 지망생과 거대 기획사의 관계라든지, 배우와 큰 극단의 관계, 가수와 음반 제작사 등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어려운 입장에 있는 개인들이, 창작자들이, 예술가들이 너무 많다.
이는 누가 착하고 나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공정한 관행이나 법의 부재에서 오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작가 중에서는 역으로 출판사에 지나치게 갑질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 모든 게 '갑을관계'에 따른 착취나 횡포가 너무 익숙한 문화에 따라 일어나는 일들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처럼, 이런 관행의 문제들은 법이 해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모두를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정당하고 공정한 주체들로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