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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길 colour Oct 24. 2022

나는 누구를 돌보며, 누구에게 돌봄 받을 것인가?!

2022.10.24. 월






주말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양한 감정이 오가며 지쳤던 몸을 다독여

월요일 출근길을 완성한다.


그나마 쉼이 있던 주말을 물리고

엄마가 하던 일자리를 채운 

이제   남짓 되어간다.

엄마는 눈 수술 이후 몸과 마음이 많이 약해지셨다.

언제나 건강할 거라고 자신했던 몸이

세월 앞에 속절없이

그리고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경험을 하며

'늙는 것이 , 늙는 것이 서럽다' 말을 하신다.


늙어 간다는 것,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과연 세월의 저주이기만 한 걸까?!


돌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고,

지속적인 돌봄을 받는 사람은

사라져야 마땅한 존재인가?!


나는 현재까지는 돌봄을 제공하는 자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언제 어느 순간에

돌봄을 받아야  사람으로

자리바꿈 할지   없다.


돌봄 받는 자가 되는 순간

돌봄을 제공했던 사람으로서의

의미는 산산이 흩어지고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낙인 당한다.


내 엄마는

나를 기르고, 나의 아이를 맡아 살피며

당신의 존재를 확인시킴으로써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왔다.

평생이 돌봄의 연속이었다.

엄마의 어린 동생을 돌보고,

엄마의 자식인 나와 형제들을 돌보고,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를 돌보고,

엄마의 자식의 자식들을 돌봐왔다.


돌봄

빚을 청산하듯 빌리고 갚는 것으로

바라볼  없다지만,

그럼에도 평생 돌봄을 해왔던 엄마가

돌봄받는 것을 미안해할 때마다

묘한 마음이 몰려온다.

엄마의 돌봄 인생이

너무도 당연하게 나에게 대물림되어,

내 돌봄까지 너무 당연히 여겨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돌봄을

앞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

나는 누구에게 어떤 돌봄을 받을  있을지,

엄마와 나의 삶이 겹쳐지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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