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이 좋았지(비수기까지는)
카페 매출을 가장 영향을 끼치는 외부 요인은 뭘까?
커피의 맛이나 분위기, 친절함은 그냥 당연하게 기본은 한다라고 했을 때 가장 큰 요인은 내 생각에 “날씨”다.
날이 맑고 흐림의 정도, 비나 눈이 오는지의 여부, 여름과 겨울 계절의 차이에 따라 손님의 수가 확연히 차이가 나게 된다.
나의 경우 10월에 처음 알바를 시작하고 점차 날이 추워지는 비수기 진입할 때 일을 배우게 되었다.
이 때는 일이 익숙하지 않기도 했고, 와플을 만들고 갑자기 손님이 몰려서 대량 주문을 하거나 커피 사이에 블렌더가 들어오는 때에는 헉헉대며 “오늘따라 사람이 많네요!”라고 하곤 했다.
그러면 같이 일하는 분들은(주로 사장님 또는 따님) “이건 바쁜 것도 아니에요~” 하시는데 그때만 해도 이게 바쁜게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하며 그저 의아하기만 했다.(다가올 불행(?)을 모른 채..)
그렇게 일도 점점 익숙해지고 ‘오 나 이제 좀 잘하는 듯?’을 속으로 생각도 할 때(꼭 이럴 때 실수한다^^) 한 해가 지나고 겨울, 봄이 오고 여름이 왔다.
일단 봄부터 와플을 팔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와플 만드는 방법, 겨울에만 파는 이유]
매장by매장이지만 우리 매장의 경우 겨울철엔 와플을 판매했다. 음료 중간에 와플 주문이 들어온다? 약간(조금 많이) 바쁨이 추가된다. 주문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제조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기예열 > 반죽셋팅 > 예열이 끝나면 반죽을 붓고 5분 타이머 > 타이머가 울리자마자 너무 늦지 않게 와플기기를 열어 분리시켜줘야 된다.
와플 구울 때 너무 빨리 열면 반죽이 덜 익어서 잘 떨어지지 않아 모양이 망가지고, 너무 늦게 열면 탄다. 그래서 음료제조에 바쁜 와중에도 와플 알림 소리가 울리면 만사 제치고 달려 나가야 한다. 그리고도 바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제조 후 식히는 과정 수 분을 거쳐 드디어 휘핑크림이라거나 토핑을 넣고 손님께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컴포즈 와플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아 손님이면 참 좋겠다. 라는 것이었다. (와플 먹고 싶다)
꽃샘추위를 지나 개나리와 벚꽃이 조금씩 피기 시작하며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서기 시작하는 때 이제 바빠지기 시작한다.
따뜻해지기도 했고, 봄에 마음이 간질거리기라도 하는지 달달하고 시원한 음료 위주의 주문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다. 블렌더 돌아가는 횟수가 점차로 많아짐을 느끼며 아! 봄이 왔구나를 느꼈던 한 해였다.
매일 특정 시간대에 손님이 몰려왔고, 음료 주문을 다 해치우고 나서 주변 정리를 마치고 이제 조금 쉬어볼까? 하는 찰나에 다시 손님이 몰려오는 알바생으로서는 참 달갑지 않은 루틴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조금의 여유로움이 남아 있었고, 이 와중에 와플이 메뉴에서 사라짐에 감사하기도 한 때였다. 이때까지는 사람들에게 산뜻하게 인사를 하고, 친절한 응대와 때때로 위트있는(?) 답변을 날리기도 하는 때였다. 이 즈음까지는 아직 카페 일에 종종 실수도 하고, 아직 낯선게 남아있기도 한 적응기였고(시즌메뉴에 한창 낯가리던 시기) 애정이 남아있기도 했다.
카페 운영을 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흡수하던 아주 이상적인 시기를 거쳤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