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아줌마의 불안증 투병기 21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과 감정이 휘몰아쳤다. 그 속에서 보이는 수많은 감정들을 조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감정이입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매 회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서 그 감정들을 겪었다. 함께 웃기도 하고 통곡하며 울기도 했다. 그리고 회차별로 더 와닿는 에피소드들을 반복해서 보고 있다.
다음의 내용이 너무 궁금했던 드라마들과 다르게, 이 드라마에서는 또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가 회차마다 궁금했다. 그리고 반복해서 보면서, 그 감정에 대해서 한번 더 느끼고 한번 더 생각해보고 싶어 진다.
그중, 공황증세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극 중에서 공황을 겪는 주인공은 매 순간 물에 빠져서 숨을 쉴 수 없는 환상을 겪는다. 그러면서 땀이 비 오듯이 흐르면서 죽을 듯한 느낌을 경험한다. 그런데 반복적으로 나오는 그 장면을 보면서, 숨이 안 쉬어지는 그 감정은 너무나 익숙하게 이입이 되는데 나의 경우는 물이 아니란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나는 오히려 물을 바라보면, 물에 들어가면 더 편안해지니 말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 사춘기 시절, 그리고 아이를 키울 때 유독 많이 꾸었던 꿈들 말이다. 꿈에서는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나는 어딘가에 갇혀있다. 여러 사람이 있기도 하고 나 혼자 있기도 했지만, 확실한 건 나는 갇혀있고 얼른 빠져나가지 않으면 죽는 상황이다. 그리고 나가는 길을 찾으면, 그건 아주 작은 구멍 혹은 작은 터널이었다. 내 몸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구멍에 머리를 혹은 몸을 끼워 넣으면 캄캄해지고 숨이 막혀왔다. 그 숨 막히는 상황을 벗어나야지만 난 살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태, 그렇게 끙끙거리다가 잠에서 깨곤 했다.
그 숨 막히는 느낌, 죽을 거 같은 느낌, 그것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공황을 겪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런 느낌을 겪은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놀랐다.
그렇게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한번 내 상황을 복기하게 된다. 그래서 사실 조금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완전하진 않아도 관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오늘도 무사히 잘 산 나를 칭찬한다.